2021년 경기 침체 늪에서 빠져 나올까
주요 기관별 성장률 전망치 2.5~3.3% 제시
세계경기 회복·교역 개선 → 국내 수출 반등
재정지원 확대로 소비·설비투자 회복 총력
2020년은 우리 경제는 '대혼란'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한 수출 하락, 내수 부진, 일자리 감소 등 다양한 방면에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였다. 정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가 넘는 '역성장'을 전망했다.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인 2021년 '대한민국 경제호(號)'가 경제 위기의 거센 파고를 힘차게 해쳐 나갔으면 하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는 일단 '장밋빛 예측'을 내놨다. 올해 우리 경제가 연간 3.2% 성장을 기록하며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한 교역 개선, 확장적 거시정책과 투자, 내수활성화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초로 코로나 이전의 GDP 수준을 돌파하는 게 목표다.
작년 우리 경제를 주춤하게 만든 코로나19의 재유행이 최대 변수이나, 위기 극복의 열쇠를 쥔 백신이 출시(또는 보급)되면서 경제에 심리적 안정감도 더해지고 있다.
| 주요 기관들이 바라본 올해 韓경제 |
주요 국내·외 기관들이 발표한 올해 한국 경제의 실질성장률 전망값은 2.5%부터 3.3%까지 제각각이나, 모두 코로나 이전의 성장률(2019년 2.0%)을 웃돌았다. 전망값 발표 시점이 서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올해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신력이 큰 국제기구로 평가받는 OECD, IMF는 한국 경제가 3%대(2.8%·2.9%)에 근접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OECD는 회원국 중 한국, 노르웨이 등 5개국만이 코로나 위기 이전의 GDP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 예측치(3.2%)와 유사한 3.1% 성장 제시하며 경제 낙관론을 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전염병 발생 이전 수준인 2% 중반(2.7%) 수준의 성장으로 회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관 모두 코로나 관련 백신·치료제의 원활한 보급을 전제로 이러한 기대감으로 드러내고 있다.
정부는 하강국면에 들어간 경제 순환사이클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방역에 초점을 둔 내수 진작책을 펴고, 다른 한쪽에선 투자 활성화를 통한 경기 부양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작년엔 K-방역을 토대로 4차례 추경을 포함 310조원 규모(GDP 16% 수준)의 과감한 정책대응을 통해 경제방역에 힘썼는데, 올해도 재정의 확장 기조(총지출 558조원, 전년 본예산比 8.9%↑)는 이어진다.
| 수출, 내수 부진에서 벗어날까 |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를 고려하면, 경기 반등의 열쇠는 수출이 쥐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6.2%나 감소했는데, 올해는 8.6%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교역이 회복하고, 반도체 수출이 개선된다는 전망에서다. 수입도 지난해 6.4% 감소에서 올해 2.5% 증가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630억달러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작년엔 극심한 글로벌 교역 위축 속에서도 '세계 7위 수출국' 입지를 굳혔다. 그해 1~9월까지 수출 증감률을 따졌을 땐 홍콩, 중국, 네덜란드에 이어 4위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무역 분쟁 해결 기대감 역시 수출회복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다.
소비 측면에선 실질구매력의 완만한 개선과 소비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작년(-4.4%)보다 확대돼 3.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복지 분야 예산 확대에 따른 이전소득 증가 등으로 실질구매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는 올해 5.8%, 내년 4.8% 성장을 예상했다. 반도체 중심의 견조한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올해 0.2% 줄어들고 내년엔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등에 따라 1.0%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봤다.
다만, 경제의 활력을 위해선 기업을 옭아매는 온갖 규제와 반(反)기업 정서는 도려내야 한다. '기업규제 3법, 노동관계법 등의 연이은 입법으로 기업환경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재계의 목소리는 귀담아 들을 만한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