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텔
현재 최강의 PC 및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생산하고 있는 인텔이 리더십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경제 전문 니케이 아시안 리뷰는 인텔은 차세대 10nm(나노미터, 1nm는 10억분의 1m) 칩 세트 출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시아 제조업체에 아웃소싱 하는 라이벌들에게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고 2일 보도했다..
인텔은 자체 설계와 제조를 병행하는 매출 기준 미국 최대의 칩 회사로 내년까지 실적을 견인할 새로운 랩톱PC용 CPU(중앙처리장치) 출시를 위해 준비 중이지만 생산문제에 따른 제품 출하 장기지연으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3일 인텔은 미국 회사로서는 가장 앞선 10nm 공정을 이용하는 두 번째 노트북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로 1년 이상 연기된 코드 네임 타이거 레이크(Tiger Lake)라는 칩 세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과 2021년 말까지 10nm 공정을 적용한 클라우드 서버와 데스크톱 PC용 CPU 출시도 공언했다. 하지만 타이거 레이크에 매달리면서 지난 2016년 10nm 공정을 적용할 것이라는 발표는 공염불이 되어 버렸다.
특히 생산품질 문제로 인해 여러 번 지연을 반복하면서 지난 1년간 업계 전반적으로 개인 컴퓨터용 CPU 부족문제가 발생했으며 노트북용 프로세서 또한 차세대 기술을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지 한 달이 지나서야 출시된다.
인텔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7nm 공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나노미터는 칩의 트랜지스터를 연결하는 선의 폭을 의미하는 것으로 숫자가 적을수록 더 첨단적이고 강력한 성능과 전력 효율을 나타내기 때문에 개발과 생산이 더욱 어려워진다.
경쟁자인 삼성전자나 대만 TSMC는 이미 7nm 또는 5nm 칩을 생산하고 있지만 인텔은 자체설계, 자체제조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의 단점이 드러나고 소규모 경쟁사인 AMD나 엔비디아(Nvidia)의 도전을 받고 있다.
자체 생산하는 인텔과 달이 엔비디아와 AMD는 TSMC나 삼성전자의 가장 최첨단 생산라인에 제조를 아웃소싱하고 있다. AMD의 최신 CPU는 TSMC의 7nm 공정을 이용 중이고 차기 시리즈는 5nm 공정을 이용할 예정이다.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AD(아날로그 디바이스)도 자체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축소하고 TSMC에 수탁생산을 의뢰할 예정이다. 애플은 오랜 고객인 인텔을 버리고 자체 설계한 A14X 칩을 TSMC에 아웃소싱, 맥 시리즈에 탑재했다.
미국의 대 중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자체 생산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칩을 아웃소싱 하는 긴급 계획(contingency plan)을 모색해야할 상황”이라고 처음으로 시인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회사 IDC에 따르면 인텔은 기술 문제에 직면하기 직전인 지난 2017년 노트북용 프로세서 시장의 92%, AMD는 7%만 차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인텔은 80%로 하락한 반면 AMD는 20%를 넘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DC 유력 분석가인 조이 엔(Joey Yen)은 “인텔이 지난 2년간 최첨단 기술 제품의 공급을 지연한 것이 시장점유율에 변화를 초래했다”라며 “오랫동안 인텔 칩을 사용해 온 제조업체들은 기술적 문제에 처한 인텔의 대안을 찾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이전에 AMD의 칩이 인텔 제품만큼 안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더라도 AMD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를 설계해야할 때”라며 “자체설계, 자체제조 프로세서의 성능과 효율이 뒷받침 될 수 있는 지의 여부에 달려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