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불평등' 공식, 코로나 위기땐 깨져
가계소득 보전 등 대책 통한 분배 악화 억제
"저소득·중산층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 필요"
'한국경제 위기 국면에서의 소득분배 비교' 보고서
◆…(자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서 저소득·중산층 지원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과는 다르게 이번 코로나 위기 땐 가계소득 보전 등 대책으로 소득분배가 개선됐다는 근거에 따라서다.
소득주도성장특위는 25일 '한국경제 위기 국면에서의 정책 대응과 소득분배 비교'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는 시장소득의 분위별 증감률과 처분가능소득의 분위별 증감률이 비슷하다"면서 "시장소득에 공적이전소득의 효과가 더해진 처분가능소득의 증감률이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공적이전을 통한 재분배 효과가 미미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코로나 위기 국면에서의 1분위(소득 하위 20%) 시장소득 증감율은 마이너스(-) 17.2%로 가장 크게 악화됐다. 그러나 처분가능소득 증감률은 플러스(+) 12.6%로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른 소득격차도 코로나 위기 때만 완화된 모양새다. 공적이전소득을 포함한 가처분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외환위기·금융위기 땐 4.55배(전년기준 3.80배), 4.97배(4.88배)로 전년보다 더 높아졌지만 코로나 위기(올해 2분기 기준)에선 4.58배에서 4.23배로 낮아졌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낮아지면 분배 개선을 뜻한다.
보고서는 "IMF 경제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과 상이하게 코로나 위기국면에서만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은 위기대응 정책의 차별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땐 부실기업정리나 고용 조정을, 금융위기 당시엔 감세(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승용차 소비세 인하)를 주요 정책으로 내놨다. 코로가 위기에선 고용 유지, 긴급재난지원금·소비쿠폰 지급 등에 정책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보고서는 "고용유지 대책 지속, 한국판 뉴딜사업 조기 착수를 통한 시장소득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국민내일배움카드 확충 등 보편적 사회안전망·복지제도 강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코로나 재확산에 대비해 저소득층·중산층 지원 강화를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