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소리(VOA)〉방송, 브룩스 전 사령관과 단독 인터뷰
韓 국방부 '북방한계선 이북 함박도' 공식 입장과 차이 있어
브룩스 "NLL 이남 위치가 맞는 지적···NLL, 휴전협정 따라 그어진 게 아냐"
◆…제70회 국군의 날 시상식 모습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해 10월 거행된 국군의 날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고 있다 (청와대)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 위치한 섬, 함박도에 북한이 방사포나 해안포 등 공격형 무기를 배치한다면 남측에 치명적인 위험이 있을 것이는 지적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지난해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군사합의가 이뤄진 게 안보상 잘된 일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0일자로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유엔사·주한미군 사령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20일자로 보도하며 주요 내용으로 이같이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 위치한 섬인 함박도에 감시초소를 배치하는 정도는 (남한)안보에 지장이 없지만 무기를 들여올 경우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북한군이 함박도를 무장화한다면 안보에 큰 문제가 된다"면서 "포병 무기체계 뿐 아니라 대함 무기를 배치할 경우도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함박도를 무장시키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솔직히 함박도에 감시 초소를 배치하는 정도는 큰 손해가 아니고, 9.19 남북 군사합의의 정신에도 큰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앞서 국방부는 18일 일각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함박도'에 북한이 방사포 시설 등을 배치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 "함박도에는 방사포나 해안포 등 공격무기가 일절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9·19 남북 군사합의 1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밝힌 뒤 "만약 함박도에 (무기) 시설이 배치된다면 군사합의와 관련된 부분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군사합의 체결 이후 북한측이 한미 연합훈련을 합의 위반이라고 비난한 점과 단거리 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점'에 대해선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훈련 주기는 남북 군사합의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한국 국방부와 논의할 당시에도 언급되지 않았고 북한군 당국도 한반도 내 훈련 중단에 대해 한번도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군사합의 이후에도 훈련 주기를 멈추지 않았고, 미군과 한국군 역시 훈련 내용의 조정은 있었지만, 독자 또는 연합 훈련을 중단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이같은 연합훈련의 조정에 반발하고, 판문점 합의와 평양 합의를 위반했다며 한국을 비난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F-35 배치에 대한 비난도 마찬가지다"라고 답했다.
'지난 1년간 남북간 상호 신뢰가 충분히 구축됐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브룩스 전 사령관은 "물론이다. 남북한이 군사합의를 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며 "한국 보수층에서는 한국이 더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사실인 면도 있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러한 지적이 맞지 않다고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의 기습 공격 등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어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 공격 작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일각에서 감시초소 철수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전자 감지체계와 기타 수단이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신뢰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라는 시각'에 대해선 "북한을 신뢰하기 힘들고 의도를 의심할 만한 경험과 이유는 충분하다"면서도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미 동맹의 군사적 역량이 사라지지 않는 한, 감시초소 등이 철수되더라도 군사적 우위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우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북한의 행동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정치적 사안이지만, 군사적 조치는 정치적인 기반을 만들거나 결과를 도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 신뢰를 갖고 합의를 준수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며 "반면 북한은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있다. 향후 남북 협상이 재개된다면 한국이 도덕적 우위를 확보한 채 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