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주최한 '기업경쟁력강화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패널들은 상속세율 인하를 포함해 가업상속공제 제도 완화, R&D세액공제 확대 및 제도개편, 법인세 이월공제제도 개편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임민원 기자)
세율 인하를 포함해 과세체계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하는 등 전반적인 상속세제를 개편하고 기업경쟁력 강화를 R&D 세액공제 등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특히 상속세의 유산취득세 방식 전환에 공감의 뜻을 표하는 한편 가업상속공제의 까다로운 요건과 더불어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기업경쟁력강화 정책토론회'를 공동주최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상속세 제도 개편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개편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장(한양여대 교수)은 "상속세 과세체계를 유산취득세 구조로 일원화 할 필요가 있다"며 "유산취득세는 상속재산 총액이 아니라 유산 분배 후 상속인별 분할재산에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을 적용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상속세율에 대해선 소득세율 수준 이하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목세율(법정세율)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50%)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세율 구조를 갖고 있다. 헝가리(18%)를 포함해서 3개 국가만이 소득세율보다 상속세율이 높다.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해선 오 교수는 "승계 받은 가업의 최소 경영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줄일 필요성이 있다"며 "가업상속 대상 자산 관련 상속세를 일부 공제가 아닌 한도 없이 (이익)실현시점까지 이연하는 방법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재환 중앙대 교수는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기업 R&D 세액공제 확대 ▲이월결손금공제기한 연장 ▲국내배당소득 법인세 이중과세 문제 해결 ▲해외배당소득 과세면제제도 도입 ▲업무용 승용차 주행기록 기준 완화 ▲적격 스톡옵션 처분시 양도세 과세 중소기업에 확대 적용 등을 주장했다.
박 교수는 "R&D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공제율이 10배 이상 차이난다. IMF는 이것이 경제 전반에 생산성을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전세계와 경쟁해야 하는데 R&D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가 이렇게 지속되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김갑순 동국대 교수는 상속세 제도 개편과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는 세제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패널들의 주장에 대해 공감의 뜻을 표했다. (사진 임민원 기자)
대부분의 패널들은 상속세 과세체계를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데 찬성했다.
안만식 이현세무법인 대표는 "상속세의 유산취득세 방식 전환은 무조건 찬성"이라며 "상속세를 과세하고 다시 당사자들이 재산을 재분할하면 증여세가 과세되는데, 이는 유산취득세 개념과 유산세 개념이 섞어서 버무리는 것과 다름없어 상속세를 유산취득세로 전환해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선 "매출 3000억원 미만 기업에게 100% 감면해 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단계별로 공제해 3000억원 미만 기업도 응능원칙에 따라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인기 예일세무법인 대표세무사는 "현행 유산세 방식이 피상속인(직계존속)의 전체 상속재산에 세율을 곱해 산출한 세액을 상속인별(직계비속)로 나눠 납부하기에 세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상속재산에 대한 상속인간의 분할합의가 쉽지 않아 신고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어 징세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있지만, 응능부담 원칙상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신상철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상속세율 인하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사회경제적인 여건상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단기적으로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개편해 상속보다는 증여에 초점을 맞춘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수석연구위원은 "(선대 경영인이)경제적으로 조금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 때 승계문제를 결정하고 이에 대해 가업상속공제에 준하는 효과를 내는 지원제도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홍 팀장은 현재 4단계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 법인세 과세체계를 2단계로 간소화하고 법인세율 역시 과표 2억원 이하는 8%, 과표 2억원 초과는 20%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임민원 기자)
기업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기업들의 세액공제 제도 등을 개선하거나 법인세율 자체를 개편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이성태 삼정회계법인 전무이사는 외국납부세액공제와 신성장동력, 원천기술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는 국내기업들에게 불리하며 신성장·원천기술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으면서 기술 유출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공제를 포기하는 기업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법인세 과세체계를 글로벌 추세에 맞게 2단계로 간소화하고, 법인세율도 2억원 이하는 8%, 2억원 초과는 20%로 인하하는 세법개정이 필요하다"며 "외국납부세액공제는 국제적인 이중과세 방지제도로 정부의 조세지출이 아니기 때문에 감면 혜택으로 간주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 종료 후 사회자와 발제자, 패널 등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홍성일 팀장, 안만식 대표, 신상철 수석연구위원, 박재환 교수,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김갑순 교수, 오문성 학회장, 이인기 대표, 이성태 전무이사. (사진 임민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