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 제도의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 제도는 납세자가 상속·증여세를 자진해서 신고했을 때 내야할 세금의 일정 부분을 깎아주는 제도인데, 도입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해진 과세인프라를 감안해 정비의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7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속·증여세를 신고기한(상속세 6개월, 증여세 3개월) 이내에 신고하는 경우 세액의 7%를 상속·증여세액에서 공제해 주고 있다.
정부가 신고세액공제를 낮추려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도입 등 과세인프라가 크게 확충됐기 때문이다. 특히 소득세 등 다른 세목은 신고세액공제가 없는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양도소득세의 경우 정책 목적이 달성됐다는 이유로 지난 2011년 폐지 수순을 밟았다.
지난해 국회에서 세법을 손질할 때 신고세액공제율을 10%에서 7%로 낮췄다.
당시 논의과정에서 '신고세액공제 축소방안을 검토'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납세자들의 예측가능성을 고려해 신고세액공제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우선 내년 이후 상속·증여를 받는 분부터는 5%, 2019년 이후엔 3%가 적용된다.
신고세액공제가 축소되면서 그만큼 상속·증여세액도 늘어나게 된다.
가령 상속재산가액이 50억원일 때 산출세액은 약 15억 4000만원이다.
현행대로라면 신고만 해도 1억100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공제액은 8000만원, 2019년에는 5000만원까지 줄어든다.
상속재산이 100억원일 땐 공제액은 현 2억8000만원에서 2019년 이후에는 1억2000만원까지 절반 이상 깎인다.
이는 상속인이 배우자와 자녀 2인인 경우로서 배우자공제(5억원), 일괄공제(5억원)만 적용한 가정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