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사진 로이터>
독일 정부가 이란 당국의 독일인 사형 집행에 반발해 독일 내 이란 영사관 3곳을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독일 시민을 처형하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점을 이란에 거듭 밝혀왔다"며 "프랑크푸르트·함부르크·뮌헨에 있는 이란 영사관 모두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독일과 이란의 외교 관계는 이미 최저점을 넘어섰다"며 "이란에 억류된 불특정 다수의 독일인들의 석방을 보장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란혁명수비대를 유럽연합(EU)의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리도록 하겠다"며 EU 회원국에 유럽 차원에서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영사관 직원 32명이 영향을 받을 예정이며, 독일이 '극적이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베를린에 있는 주독일 이란 대사관과 테헤란에 있는 주이란 독일 대사관은 계속 운영된다. 외무부 관계자는 독일은 이란과의 외교를 완전히 끊고 싶어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8일 이란 당국은 테러 혐의로 4년 넘게 수감해온 이란·독일 이중국적자 잠시드 샤르마흐드의 사형을 집행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이슬람혁명 이전의 왕조 재건을 추구하는 테러 조직인 '톤다르'의 수괴로 지목됐다.
독일과 이란 관계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냉각됐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