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0일 행정자치부 장관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을 임명하는 등 초대 내각 인선에 여당 현직 의원들을 대거 임명했다.
집권여당 의원들을 대거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 차출한 것은 민주당을 중심으로 책임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정부' 구현 의지로 풀이된다.
당초 첫 조각에서 현역 의원이 배제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인사 검증의 현실적 한계 등으로 여당 전·현직 의원들을 후보군으로 지명하며, 정공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행정자치부 장관에 민주당 김부겸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엔 도종환 의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엔 김현미 의원을, 해양수산부는 김영춘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도종환 의원
□ '탕평' 원칙 입각…캠프 일등공신 =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부겸 의원은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치불모지인 대구를 지역구로 둔 4선의 중진인 만큼 균형 발전 측면에서 기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1991년 김대중·이기택 공동대표 체제였던 민주당에 들어가 정치권에 입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5년 정계에 복귀하며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꼬마 민주당'에 잔류했다. 이후 한나라당에 합류, 2000년 16대 총선에서 경기도 군포에 출마해 당선됐다.
또한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출신의 정권 교체 기여도 등 여러 측면에서 유력 후보로 평가 받아왔다. 특히 문 대통령이 '보수의 성지'인 TK에서 20% 이상을 득표하는데 공헌한 인물로 꼽힌다.
국회의원 시절 행정자치위원회를 거치기도 했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경륜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시인 출신인 도종환 의원 역시 충북 청주가 지역구인 만큼 탕평인사 원칙에 부합된다.
도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민주당 국정화저지특별위원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도 의원은 문화예술정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아 교육·문화 공약을 만들었고 충북도당 위원장으로 지역을 총괄했다.
문체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 등 대표적인 적폐청산 부처로 거론되면서 도 의원의 입각이 이뤄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도 의원은 2015년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특혜 지원을 처음 제기했다.
또한 특히 원주고 출신으로 강원도에 대한 이해가 커 2018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책임질 적임자로 일찌감치 손꼽혀왔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김현미 의원
□ 여성내각·의원 중용 방점…'YS계' 김영춘 발탁 = 전북 정읍 출신의 3선인 김현미 의원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발탁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기 내각 비율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공약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1987년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정계에 복귀해 만들었던 평화민주당에서 홍보를 담당하는 대졸 출신 첫 여성 야당 당직자로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대표 시절 비서실장 출신이긴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보다는 비문(비문재인) 성향에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특히 김 의원은 2003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과 정무2비서관을 지냈으며,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는 등 당내에서 대표적으로 전투력 있는 여성의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정무위와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하며 각각 간사를 역임하는 등 '경제통'으로 자리 잡았고, 20대 국회 첫해인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국회 예결위원장을 지냈다. 지난 대선 때에는 선대위에서 미디어본부장을 맡았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김 의원은 사상 첫 여성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영춘 의원은 중앙선대위 농림해양정책위원장과 부산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의 해양수산분야 공약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2003년 김부겸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비노(非盧) 인사로 분류된다.
3선인 김 의원은 서울을 떠나 불모지였던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부산진갑 지역에 출마해 3수만에 당선됐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부산 출신인 김 위원장은 1985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386세대'의 맏형이며,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YS계 막내이기도 하다.
특히 김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의 문 대통령 지지 선언을 이끌어 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