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사가 합리적인 보수를 받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관세사 업무의 중요성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준호 백석대학교 교수는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관세사 보수료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조세일보와 한국관세사회가 주관하고 바른정당 이종구 의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광온 의원 공동주최로 개최됐다.
최 교수는 이날 "기업들의 입장에서 통관수수료는 저가이면서 고품질의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시장원리에 의하면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지만 이러한 저가정책과 고가품질 서비스를 동시에 충족시키기엔 지금의 무역환경(특히 FTA통관체제)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이러한 기업의 요구사항이 추후에 더 많은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그러면서 "관세사의 업무는 국가기관을 보조하고 협조하는 관세행정의 동반자적 성격이 강한 공공성 및 공익성을 띠고 있다는 점과 관세사가 수출입기업의 의뢰인으로부터 보수나 대가를 받고서 특정업무의 대행 또는 대리의 법적형태로 전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관세사가 화주를 설득시켜야 하며, 지속적인 홍보강화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교수는 "화주들은 관세사가 하는 업무의 소요시간과 소요되는 인건비를 생각한다면 지금의 수수료로는 고품질의 서비스를 요구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신고서 작성을 비롯해 기타 컨설팅 업무의 난이도는 다른 자격사에 비하면 엄청나게 복잡하고 다양화 되어가고 있는데, 관세사의 업무는 자동화되어 모두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관세사가 처리하는 수출입통관 업무의 양과 전문성이 타자격사하고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선적으로 관세사로서의 자격은 갖춰야 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저렴한 보수의 통관 업무를 대량 취급하게 됨으로써 관세사는 전문지식을 가진 자격사가 아니라 통관 업무를 유치하는 '사장'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관세사 본연의 직무수행은 '입력 여직원'에 방임됨에 따라 관세행정의 건전성과 적법성을 보장할 수 없고 화주의 권익보호가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기업이 요구하고 있는 저가 경쟁에 따른 수수료의 덤핑, 리베이트 제공, 대기업에 의한 공개입창방식의 통관계약 체결 등을 통해 통관업무의 난이도 및 관세사의 능력 등 자질에 대한 평가 없이 관세사에게 통관을 위탁하는 행위는 관세행정의 건전성 확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되므로 관세사 스스로가 업무의 적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 교수는 매년 관세사의 업무미숙 또는 과오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따른 보험금지급 건수와 보험금 지급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추세에 대해서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사업자단체가 준수해야 할 '사업자단체 활동지침'을 제정해 가격과 관련 금지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열거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적 제약 여부를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관세사의 보수기준을 폐지하고 자율화해 소비자의 이용편익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세사의 공공적인 성격을 보장할 수 있는 보수체계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반드시 새로운 방안이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