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의에 따라 국정감사를 정상화하기로 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의혹과 우병우 수석의 검찰에 대한 압력 행사 등 각종 의혹들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서울고등검찰청사에서 진행된 이날 국정감사는 피감 기관인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해 10개 지방 검찰청에 대한 업무현황보고를 시작으로 오전 10시부터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사건은 명백한 권력형 게이트"라며 "두 재단의 설립총회, 정관 등이 거의 비슷하고 위치도 논현동 건물의 2, 3층이라며 문체부의 허가 역시 일사천리로 나는 등 거의 똑같이 설립됐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창립회의록이 있지만 이사 중 한명은 회의에 참석한 적이 없다고 한다"며 "두 재단에 770억원이라는 거액이 납부될 수 있었던 것은 청와대와 비선실세의 개입 없이는 재단 설립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800억원에 이르는 기금의 사용처, 두 재단에 대한 출연 기업이 거의 대동소이한 점, 3개월 차이로 비슷한 성격의 재단을 만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 많다"며 "항간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임 후를 위해 설립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중앙지검에 수사가 접수됐고, 이에 따라 빠른 수사가 필요해 보이는데, 중앙지검장의 입장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주 고발장이 접수됐으며, 이에 대해 수사를 해야 하는지 등을 포함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 사건을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배당했다고 하는데, 수사에 대해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이 지검장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 사건에 대해 벌써 예단을 들어내는 발언을 하신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일부 언론 보도는 앞서간 것이라며, 어느 부서에 배당할지 판단해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백 의원은 "검찰이 이 사건이 수사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이 사건의 수사에 따라 검찰의 존립을 흔들 수 있는 사건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이 국민들에게 필요한 조직인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지적한 부분에 대해 잘 유념해서 처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같은당 금태섭 의원은 우병수 수석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상황에서 변호사 시절 맡았던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차남에 대한 사건을 특수4부에 배당한 이유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성재 서울고검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늦어진 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박 시장에 대한 흠집내기에 나섰다.
그러나 검찰은 "1심 재판과 쟁점이 동일한 부분이 있어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며 그래서 고발이 조금 지체됐을 뿐"이라고 답변했다.
이 밖에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 1월 강용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의 무죄 판결에 대해 지검장이 직접 기자실로 내려가 법원 판결을 비난한 것이 전례가 있는 사건인지 물었다.
조 의원은 "검찰청 공보관은 차장검사인데 검사장이 직접 기자실로 내려가 법원 판결을 비난한 전례가 있는지, 이 사건은 8월26일 항소심에서도 무죄 선고가 나왔는데, 왜 그때는 기자회견을 안 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과거 김수남 현 검찰총장이 수원지검장 시절 통진당 사건 때 차장검사를 제쳐두고 직접 기자회견을 한 전례가 있다"면서 "태산같이 무거워야 할 검사장이 공보관을 제쳐두고 언론에 나서는 것이 어디에 잘 보이려고 그러는 것이냐"고 날선 질문을 이어갔다.
이에 박 고검장은 "사안 자체가 중요하고 경우에 따라 직접 해명해야 할 때도 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