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한국경제, 재난 상황…감시기능 바로 세워야"

외부감사제도 강화, 기업-회계법인 간 동등관계 강조

"정부와 시장의 감시기능이 역할을 못하니 재난이 터졌다."
 
현재 한국경제 쟁점인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 근본적 해법으로 '회계감사 강화'를 내세운 새누리당 엄용수 당선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군)는 당내에서 유일한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20대 국회의 특이점 중 하나는 공인회계사 출신이 총 6명 당선됐다는 점이다. 대부분 기업 경영의 모순점과 경제정책의 근본을 다잡고자 다짐하고 있는데,

엄 당선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엄 당선자는 최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부실기업 문제는 사실 지금 터진 것이 아니고 수년전부터 발생했다"며 "지금 터진 문제는 과거 많은 징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계속 방치해 현재는 곪을 대로 곪아 손을 안댈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엄 당선자은 정부가 선별적 양적완화라는 카드를 내놓기까지 부실문제 공론화가 안 된 점을 비판했다.

그는 "한국경제는 시장과 정부의 감시기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지금의 재난이 터졌다"며 "재난이 터지기 전 분명 어떤 징후가 발생 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감시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훨씬 적은 사회적비용으로 문제를 해결했거나 지금처럼 상황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꼴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그는 부실기업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기관의 감시 시스템뿐 아니라 시장의 감시기능인 외부회계 감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금의 외부감사 제도가 '있으나마나'한  제도로 법제화를 통한 감시기능 강화를 내세웠다.

엄 당선자는 현재 우리나라는 회계사들이 기업 감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이 안 돼 있어 시장 감시기능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부감사제도가 유명무실화된 이유에 대해 기업과 회계법인간에 암묵적으로 맺어진 '갑을관계'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회계사들은 수임문제 때문에 기업들과의 입장에서 늘 갑이 아닌 을의 위치에 서다보니 독립성 보장은 불가능하다"며 "현재 시스템에서 회계사들은 기업의 부실을 봤다 해도 제대로 된 의견 반영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계사들이 실제 독립성을 가지고 기업을 감사 할 수 있는 외부견제 가능 시스템 구축이 급선무다"며 "기업들이 회계정보를 투명하게 공시 하고 회계사들이 독립적인 의견표시가 가능하도록 해 더 이상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상황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엄 당선자는 외부감사기능 실패 원인으로 수십 년째 지속되고 있는 저가 보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보수 체계로는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없다. 단순히 미국의 회계시장과 비교해도 보수가 10배 정도 차이가 날 정도다"며 "외부감사 비용 아끼려다가 더 큰 돈을 국민들 혈세로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고 강조했다.

엄 당선자는 20대 국회에 공인회계사 출신이 6명이나 되는 점을 언급하며 "새누리당에서는 저 혼자 (공인회계사 출신)이지만 야당 쪽에서 누구라도 외감법(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법)을 하실 것"이라며 "외감법은 제가 대표발의를 안 해도 개선사항이 있으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