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배 "재벌저격수? 오해다…재벌개혁 법치이자 정의"

"기업 구조조정, 부실책임 명확히 감독해야…노동자 고통전가 No"
"법인세-소득세 둘 다 손질해야…세율인상은 최후의 수단"

"'재벌 저격수'는 정말 오해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

20대 국회 개원도 하기 전에 재계를 벌벌 떨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재벌의 사익추구 행위 근절과 구조개혁을 주장해온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자(비례대표)는 자신을 향한 '재벌 저격수'라는 별칭에 대해 단박에 "오해"라고 말했다.  

채 당선자는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며 "시장경제 질서에서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를 위한 것들을 규제강화라고 하는데 그럼 이런 것 없이 잘해왔는가 묻고 싶다. 이건 규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경제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는 법치이자 정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냥 도둑질 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는 기본적인 법치와 정의와 마찬가지"라며 "회사 돈을 빼먹거나 담합으로 소비자나 투자자를 등쳐먹는 행위 등을 하지 말라는 것을 규제라고 한다면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것인가. 그렇게 해서 자본주의 생태계가 유지가 되겠나. 그걸 제대로 바로 세우는 일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당 공정경제 태스크포스(TF) 팀장이기도 한 채 당선자는 대학시절부터 스승인 고려대 장하성 교수에 영향을 받아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에서 재벌 구조개혁 활동을 광범위하게 펼쳐왔다. 

채 당선자는 하도급법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도 내세우고 있다.

그는 "하도급법에서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탈취, 경영간섭 등이 금지되어 있는데 이를 위반하면 하도급 업체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하지만 손해배상을 청구 즉시 하도급 관계가 끝난다. 그래서 하도급 관계가 끝나도 회사가 유지할 수 있도록 손해배상을 징벌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안 그러면 대기업에 어쩔 수 없이 종속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용자인 기업에 노동자 개인이 아닌 노조를 통해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등을 할 수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대-중소기업 간 공정 거래는 권력관계에서 중소기업에 힘을 실어주어 대등하게 대기업과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 당선자는 부실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찬성' 입장을 나타내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은 기업과 채권단이 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잘 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을 한다"며 "정부는 특히 구조조정 평가과정에서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 부실대출에 대한 책임을 감독하고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양증권 부도사태 때 동양그룹 주력사업이 시멘트인데 건설업종이 침체되니 덩달아 실적이 떨어지고 자금이 안 도니 결국 계열사 동원해서 지원시키고 동양증권이 CP(기업어음)를 팔게 한 것 아니냐"며 "불안전 판매로 투자자들이 엄청난 손해를 보지 않았나. 금융당국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소홀히 해 사태가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조정과 관련해 실업대책이 핵심임을 강조하며 "국민의당도 협조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해고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급여를 낮춰도 근로시간을 단축해 고용을 보장하거나 기업이 정상화되면 우선 채용한다든지, 재교육 및 재취업 등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걱정되는 것은 하청 기업의 근로자와 비정규직들"이라며 "부실경영의 책임을 경영진은 안 지고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고통전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채 당선자는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제안한 국회 미래일자리 위원회에 대해 "경제가 MB정부부터 저성장 기조로 들어섰는데 그동안 뭘 준비했나. 2~30년 후 일자리가 없다. 미래일자리위원회를 만들어서 장기적으로 봐야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증세' 논의에 대해서는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라고 하지만 거짓말이었다. 세율만 안올렸지 공제감면도 축소했고 담배세도 올랐다"며 "증세는 되어야 한다. 법인세도 손 봐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세율을 올리는 직접증세는 최후 수단이고 세액공제감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 당선자는 개인 소득세 비중을 늘리는 정부의 방향과 일맥상통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소득세 비중이 근로자의 48%가 면세자"라며 "둘 중 하나는 면세인데 공평과세 원칙에 어긋난다. 법인세 문제도 손질해야하지만 개인 소득세가 면세자가 많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자 약력]
▲1975년 ▲전북 군산 ▲고려대 법학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 ▲국민의당 공정경제TF 팀장 ▲제3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20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