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법인세제, 성장친화적 운용 틀 마련하라"

세수확보 위해 기업에 세금부담 가중

재정적자와 국가채무가 늘어나자 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재계는 세수확보를 위해 기업을 옥죄면 기업활동이 위축돼 국가재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20대 국회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법인세제 운용틀을 마련해 경기활성화를 통한 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2015년 현재 595조원이지만 앞으로 매년 증가해 2019년에는 761조원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재정전문가들은 국가예산을 관리하는 기재부의 전망이 이렇다면 현실적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막대하게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줄여보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세수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세수를 늘리는 것 말고는 정부가 재정에 필요한 돈을 조달할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작년 세제개편을 통해 제일먼저 기업세제에 손을 댔다. 기업들이 고용을 늘릴 때마다 그에 따른 비용을 감면해 주던 제도를 없앴고 기술투자에 대한 세금감면도 감면폭을 이전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또 기존에 없던 기업유보금에 대한 세금징수제도도 도입했다.

당연히 기업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크게 내고 있다. 가뜩이나 세계경제가 침체돼 수출이 안되고 국내수요마저 밑바닥까지 가라앉아 있는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세금부담을 늘려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기업관련 세제 변화 

                                                                                       자료 :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들은 작년에 감면규모가 축소된 R&D세제에 대해서, 경기침체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관건인데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 결국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이런 침체기에 고용을 늘리는 기업을 응원해줘도 모자랄 판인데 오히려 기업의 고용의지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기업활성화를 통해 기업 수익이 늘어나면 세수도 늘어난다”

기업과 재계에서는 현재 우리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기업관련세제는 '성장 친화적 법인세제 운용'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즉, 기업의 세금부담을 줄여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유도하면 기업의 수익도 늘어나고 결국 세수도 증가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세무담당 임원은 “기업의 설비투자가 1% 증가하면 2만9천명의 고용효과가 발생한다”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폐지된 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한시적으로라도 부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기업들은 법인세율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의 세금부담은 결국 주주, 근로자,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므로 법인세를 인하해 배당과 임금을 늘리고 상품가격 상승압력을 줄여 얼어붙은 소비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홍성일 금융재정팀장은 “법인세율 2%p 인상시 소비자는 33%, 근로자는 16%, 투자자는 51% 부담이 늘어난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국가간 자본이동 측면에서도 법인세율을 인하해 외국인들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업과 재계의 성장친화적 세제운영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복지 선진국과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 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동국대학교 김갑순 교수는 “글로벌 시대의 키워드를 소득양극화 해소, 복지선진국 지향 등으로 규정한다면 소득재분배 강화와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가 불가피 하다”며 “법인세 인상, 조세감면 축소, 자본이득세 강화 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기업의 투자와 고용창출 기능은 강화해야 한다며 “규제적 성격의 법인세부담을 감소시키고, 가업상속공제 범위를 확대하며 상속세 폐지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경제와 기업을 활성화 시키기 위한 기업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개선해 나가야 하는지 새 국회는 답을 찾아야 할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