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세법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세목이 단순화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진규 대우건설 재무금융실 상무는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세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기업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도 문제지만 세제가 가진 경쟁력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상무는 이날 "조세항목의 구성 및 세율의 인상, 인하와 관련된 부분은 사회구성원 및 계층 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율 인상이나 과세대상의 확대 부분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세금이 합리적으로 지출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우선적으로 마련된 후 논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의 Tax Foundation이라는 조세정책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2015년 OECD 국가들의 조세 시스템 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34개 국가 중 13위를 차지, 상당히 양호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대상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에스토니아인데 이 나라 세제의 특징은 매우 단순하다는 것이다. 20%의 단일 소득세율, 20%의 단일 부가가치세율, 20%의 현금 기준 단일 법인세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위를 차지한 뉴질랜드 역시 세제가 매우 단순하고 예측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율이 매우 높은 국가인 스웨덴, 네델란드, 룩셈부르크가 나란히 4,5,6위에 등재되어 세제의 경쟁력과 세율의 관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그러면서 "반면 매우 논리적이지만 그만큼 복잡한 미국의 세제는 34개 국가 중 32위를 기록했다"며 "이는 세제가 복잡할수록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과 조세협력 비용이 커지고 사업 수행에 있어서 예측가능성이 떨어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세목의 단순화, 예측가능성 향상, 납세협력 비용의 최소화 등을 주장했다.
그는 "법인세에 부과되는 지방세는 법인세에 통합하고 사회보장세 등도 소득세에 포함해 징수해야 된다"며 "기업상속의 경우 추후 상속인이 기업에서 소득을 유출해 나갈 때까지 과세 이연해 소득세로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예측가능성 향상을 위해 "기본적인 원칙에서 벗어나는 예외사항들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명백한 탈세가 아닌 경우에도 각종 논리를 개발해 추가적인 세금을 징수하는 과도한 세무조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개정된 업무용 승용차에 대한 비용인정 기준은 기업의 임원 등 중요 인사들이 일일이 운행일지를 작성해야 하는 등 대한민국 경제전반에 미치는 부작용이 너무 큰 입법"이라며 "세무증대에 비해 마이너스 경제효과가 너무 큰 입법은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