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올해는 반드시…'정면돌파' 기치 올렸다

십 수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좌절을 맛봤던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 법안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다시 한번 포함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결단을 미루려는 움직임을 보일 공산이 큰 정치권과 '과세'라는 단어에 극도의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종교단체들을 설득하기 위한 '정면돌파' 의지를 정부가 재차 표출한 셈.

종교인 과세가 실익보다는 상징성이 더 크다는 점을 고려, 정부는 과세에 따른 실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책들을 담아낸 안을 내놓았다. 특히 식비나 교통비 등 실비변상급여를 비과세 대상에 넣고 원천징수도 종교단체가 알아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5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5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11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세법개정안에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하는 내용을 포함시켜 추진했지만 국회 통과가 무산되자 지난해 11월 시행령을 개정, 종교인의 소득을 소득세법상 과세대상인 기타소득 내 사례금으로 규정했다.

종교인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하며 원천징수의무자는 종교단체로 해 올해부터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국회가 정부에 1년 유예를 요청,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 정상 작동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소득세법을 개정, 사례금을 '종교소득'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식비나 교통비 등 실비변상적 성격의 급여는 비과세 소득을 골라내기로 했다.

현재 근로자의 경우에는 식비는 월 10만원까지만 비과세 소득으로 인정되며 교통비 성격인 자가운전 보조금은 월 2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소득구간별로 필요경비율을 차등적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소득이 연 4000만원 이하인 종교인은 공제율 80%, 4000만~8000만원 구간은 60%, 8000만~1억5000만원 구간은 40%, 1억5000만원 초과는 20%의 공제율을 적용하도록 차등화 했다.

소득편차를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80%의 공제율을 적용할 경우, 상대적 저소득 종교인과 고소득 종교인간 세부담 형평이 와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원천징수도 종교단체가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근로자는 월급을 받기 전, 회사에서 무조건 세금을 떼어가는 원천징수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종교인은 종교단체가 알아서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원천징수 하지 않는 경우 종교인(개인)이 신고·납부하도록 했다.

단 원천징수 시 반기납부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반기납부특례는 원천징수세액을 매달 납부하지 않고 징수일이 속하는 반기의 마지막 달의 다음달 10일까지 한꺼번에 납부할 수 있는 제도로 상시근로자 수가 10인 이하인 기업이 신청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특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