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 투자 인정 범위를 확정했다. 업무용 건물과 부속토지 또한 투자로 인정키로 하면서 현대자동차가 10조원을 쏟아부어 매입한 한국전력 부지가 투자로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16일 지난해 개정된 세법개정안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18개의 시행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입법예고와 관련 부처 협의,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다음달 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법인세법과 조세특례제한법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정부가 경기부양 목적으로 추진했던 기업소득환류세제와 배당소득증대세제 등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후속조치와 일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을 추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 기업소득환류세제, 투자범위 정해졌다 = 재계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업무용 건물에 대한 투자 인정 범위가 확정됐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진작을 꾀하는 제도다.
투자와 배당, 임금 증가 등이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 이하일 경우 10%의 법인세가 추가로 부과되며 대상은 자기자본 500억원 이상 법인 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이다. 이 제도는 올해부터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기업소득환류세제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기업들의 업무용 건물에 대한 투자가 어디까지 인정이 되느냐는 부분이었다.
지난해 12월 기재부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투자 인정 범위로 사업용 유·무형고정자산으로서 기계장치, 차량·운반구, 공구, 업무용 건물 신·증축용 토지 및 건설비 등을 포함시켰다.
당시에는 업무용 건물과 부속토지 등에 대한 투자 범위가 구체화되지 않아 재계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내용이 구체화됐다.
투자로 인정되는 업무용 건물은 기업이 공장이나 판매장, 영업장, 물류창고, 본사, 연수원 등 직접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다. 건물 일부 임대시 자가사용 비율만큼 투자로 인정하며 90% 이상 자가사용시 모두 투자로 인정한다.
만약 현대차가 매입한 한전부지를 판매장이나 영업장, 연수원 등으로 활용한다면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부속토지의 경우 토지를 취득한 뒤 해당 사업연도말까지 착공하거나 제출된 투자계획서 등에 따라 다음 사업연도말까지 착공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취득 후 2년 내 착공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투자로 인정된다.
다만 부속토지 투자 인정 요건을 위반하거나 착공 후 정당한 사유없이 6개월 이상 공사를 중단했을 경우, 건물 완공후 2년 내 처분하거나 임대하는 경우에는 해당되는 세액을 추징당한다.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자사주 취득금액 인정요건도 신설됐다. 지난해 12월 시행령 개정안에는 주권상장법인이 자사주를 취득해 1개월 내에 소각하는 경우 자사주 취득금액을 배당으로 인정해주는 내용이 있었다.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기재부는 거래소에서 시세있는 주식을 취득하거나 주주의 주식 수에 따라 균등한 조건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취득금액을 인정해준다는 내용을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 배당소득증대세제, 산정방법 구체화 = 배당소득증대세제를 적용할 때 시장평균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을 산정하는 방법이 구체화됐다.
배당소득증대세제는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면 기업에게는 법인세 감면을, 주주에게는 소득세 감면을 주는 세제혜택 제도로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각각 20% 높고 총배당금이 10% 이상 늘어난 기업의 주주들은 분리과세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으로 구분해 각 시장별 개별 상장기업의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의 산술평균으로 산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배당성향은 3개 연도 당기순이익의 합계에 3개연도 현금배당금액의 합계를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하며 배당수익률은 보통주 주가에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금액을 나눈 3개 연도의 평균을 의미한다.
이밖에 인건비 등 연구개발비, 위탁훈련비 등 인력개발비 등만 세액공제 대상이던 연구·인력개발비에는 중소기업의 핵심인력 성과보상기금 납입비용이 추가된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과세 특례 세부사항도 신설됐다. 스톡옵션 전용계좌의 요건은 ▲벤처기업 임직원 본인 명의의 계좌 ▲'주식매수선택권 전용계좌' 명칭 사용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만 거래 ▲계좌개설 후 1개월 내 주식입고 등이다.
특허권 감가상각의 비용처리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하는 내용도 이번 시행규칙 개정안에 포함됐으며 한글 신청서만 있던 국내원천소득 비과·면제 신청서식을 영문으로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