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나는 구나" = 기재위 현안보고에 출석한 최경환 부총리는 연말정산 사태의 잘못은 정부에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 2013년 당시 여야 합의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용진 기자)
정부와 야당이 연말정산 법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책임 소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은 정부·여당의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법안이 처리됐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여야 합의로 법안이 통과됐다고 맞섰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연말정산 현안보고'에서 "연말정산 사태의 원인은 야당의 합리적 의견을 무시하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지금 문제가 되는 쟁점들은 마지막까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반대했던 것"이라며 "야당이 연말정산 법안 통과 당시(2013년) 찬성했냐"고 물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찬성했다"고 답했고 홍 의원은 "그럼 반대하면 국회를 다 그만둬야 하냐. 정치가 국민을 속이면 안 된다"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최 부총리는 "여야가 심의과정에서 서로 다른 얘기(의견)하다가 합의 처리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의원입법으로 연말정산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정부의 태도를 매섭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의원 입법은) 연말정산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라며 "입법부가 왜 '통법부'라는 얘기를 듣느냐. 정부 입법이 지나치게 많고 국회의 입법주도권을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법안들의 효과를 세세히 알고 찬성 버튼을 누른 것은 아니다"라며 "그래서 상임위를 두는 것인데 연말정산 법안은 기재위에서 형식적으로 통과됐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법을 집행하는 곳이지 법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맞섰고 박 의원은 "발의된 법안의 대부분이 정부 입법"이라고 받아치며 정부입법안 혹은 세액공제 전환 전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현행법 하에서는 소급하는 것이 어렵다"며 "법적 근거 없이 할 수 없다. 앞으로의 문제에 대해서는 개정안을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지난 2013년 연말정산 법안 처리 당시 소득세 최고과표구간 인하와 양도세 중과 폐지 등 패키지 딜을 하며 연말정산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