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경제양성화→성실신고' 국세행정 무게중심 바뀐다

성실신고 자료 적극 제공…과세책임 '인사반영'
세무조사 수준, 예년 유지…중소납세자만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에 몰두하던 국세청이 납세자를 압박하는 세무조사나 사후검증은 대폭 줄이고 납세자들의 성실신고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국세행정의 방향을 바꾼다.

각종 세목 신고 전 신고에 필요한 과세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고 억울한 납세자가 없도록 납세자 권익을 존중하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세정지원과 과세인프라 고도화 등에 매진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19일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개최, '2015년도 국세행정 운영방안'을 확정하고 업무추진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활기찬 경제, 성실한 납세, 튼튼한 재정'을 목표로 잡았으며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차질없는 세입예산 확보 ▲탈세 엄정 대응 ▲지속 가능한 성실납세기반 확충 ▲세법 집행기관으로서 법과 원칙 준수 ▲건강하고 당당한 조직문화 정착 등을 선정했다.

□ "납세자에 신고자료 사전 제공" = 국세청은 납세자들의 성실신고를 제공하기 위해 납세자에게 각종 세목신고와 관련한 자료를 적극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전산분석 자료와 외부기관 수집자료, 탈루·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유형 등 납세자가 성실신고하는데 꼭 필요한 과세정보를 미리 제공해 신고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이미 '2014년 제2기 확정 부가세 신고·납부' 시즌을 맞아 45만명의 사업자들에게 불성실신고 혐의자료와 현금영수증·전자세금계산서 분석자료, 현장정보수집 자료 등을 제공했다.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는 세금계산서 등 적격증빙 수취금액보다 과다계상한 혐의자료, 위장가공자료 수취 혐의·조사후 소득률 하락자, 국민연금 소득공제자료 등 총 35종의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법인세 신고기간에는 법인신용카드 부당사용금액, 지출증빙 미수취 자료 등 총 10종의 자료를, 양도·상속세 신고기간에는 합산과세대상 양도물건 사전 안내, 허위계약서 작성, 농지의 양도소득세 감면 등 신고유의사항 등을 제공한다.

국세청은 이를 통해 자진납부 세수 증대는 물론 납세자의 잘못된 신고에 따른 불편과 사후 세금추징에 따른 가산세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사후검증에 따른 가산세 부담액은 1400억원 정도이다.

이밖에 홈택스서비스, 전자세금계산서, 현금영수증, 연말정산간소화, 근로장려세제, 국세법령정보, 공익법인공시, 고객만족센터 등 분산돼 있던 8개 홈페이지를 하나로 통합하고 납세자 개인 계정인 'MY-NTS'를 제공할 계획이다.

□ "과세품질 UP!, 납세자 권익도 UP!" = 국세청은 납세자 권익을 최우선으로 존중한다는 목표 하에 조사심의팀 인력을 보강해 과세품질을 높여 과세책임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세청은 조사심의팀에 법률전문가 8명을 보강한 조사심의팀을 통해 과세 전 단계부터 적법과세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고 과세품질 결과를 인사에 확대·반영해 과세과정에서 관리자의 역할을 높여 과세에 대한 책임을 강화한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조사심의팀은 410건을 심의해 112건에 대해 과세반대 의견을 제시했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납세자들이 불복청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홈택스를 통해 편리하게 과세전적부심·이의신청·심사청구를 접수하고 진행상황과 사전열람자료를 조회할 수 있는 '전자불복청구 제도'를 도입한다.

담당자가 바뀌거나 세무조사 시 납세자에게 중복·과다하게 요구했던 사후검증 해명자료 등도 전산관리해 납세자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했다. 현장확인도 세무조사와 마찬가지로 착수에서 처리결과까지 전산관리하도록 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셋째주 화요일에 시행되는 '세금문제 현장소통의 날'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등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한단 방침이다.

□ "세무조사 규모, 1.8만건 유지한다" = 국세청은 성실신고 유도에 필요한 세무조사 규모를 1만8000건 이하로 유지해 납세자들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지난 4년간 세무조사 규모를 살펴보면 2010년 1만8156건, 2011년 1만8110건, 2012년 1만8000건, 2013년 1만8079건으로 납세자는 늘어났음에도 조사건수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국세청은 매년 비슷하게 유지된 조사수준을 올해도 꾸준히 유지하겠단 계획이다.

중소법인의 조사비율은 예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해 중소납세자의 조사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중소법인에 대한 조사비율은 2010년 0.83%, 2011년 0.81%, 2012년 0.73%, 2013년 0.75%였으며 대법인에 대한 조사비율은 2010년 15.69%, 2011년 18.09%, 2012년 15.87%, 2013년 17.81%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업종 등 중소상공인에 대해선 올해 말까지 세무조사를 유예하고 사후검증 제외, 납기연장, 징수유예 등의 세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밖에 올해부터 자영업자로 확대된 근로장려세제(EITC)와 18세 미만 부양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자녀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자녀장려세제(CTC)를 확대해 서민생활의 안정을 적극 지원한단 계획이다. 올해 근로장려금 지급액은 지난해 7745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국세청-FIU, 정보 통합·분석한다" =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와 내부자료를 통합 분석하는 'FIU정보통합분석시스템'을 구축해 탈루 혐의자를 철저하게 가려낸단 계획이다.

해외금융정보 교환분석시스템 구축과 한·미 금융정보교환(FATCA)의 차질없는 집행 등 역외탈세 대응을 위한 금융정보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간다.

그동안 꾸준히 구축해 온 전자세금계산서와 현금영수증 등 실물거래 인프라의 활용률을 높여 탈세적발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금거래가 많고 상대적으로 세원포착률이 미흡한 분야에 대해선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이날 전국관서장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경제체질을 개선해 효과적으로 경제회복을 이끌기 위해 공공부문이 선도가 돼 나서야 하고 그 구조개혁의 선봉에 국세청이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환수 국세청장은 "개편된 조직체계를 조기에 안정화시켜 경제활성화를 뒷받침하면서 성실신고 지원과 납세자 권익보호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자영업자 근로장려세제, 자녀장려세제 도입 등 확대 시행되는 복지제도를 차질없이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