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영록 전 KB 회장(오른쪽)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왼쪽)이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당국 처분, 사퇴 이후 검찰 수사 진행 중
올해 금융권을 가장 어지럽힌 KB 내분 사태가 국감장의 최대 이슈가 됐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는 임영록 전 KB금융그룹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은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두고 부당한 인사 개입 등 갈등을 일으키며 결국 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물러났다.
임영록 회장은 당국의 직무 정지 결정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가 소송을 취하했으며 현재 금융위원회에 의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임영록 전 회장은 "KB 전 회장으로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개별 소송은 내려놨고 앞으로 KB가 정상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건호 전 행장은 "금감원장이 결정한 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전 행장은 "은행이란 기관은 사적인 기업이지만 공공 기능을 수행한다"며 "감독 당국에서 내가 거기 있는 게 마땅치 않다 판단했다면 존중하고 물러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무엇을 달리할 수 있었을 지 여러 가지 생각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밖에 행동할 수 없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결과가 왜 이렇게 됐는지를 떠나 은행장으로서 그 자리에 앉아있으며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위원장은 "이 사태는 간단하다. 누군가 거짓말을 했다"며 "어떤 편의를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검찰 고발 조치가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회사 지배 구조의 문제가 나타난 현상이 아니었나 한다. 이사회, CEO, 그밖의 여러 지배 구조에 관계된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고 그게 기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회사 지배 구조의 법률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계속해서 이어졌다.
김기식 의원은 "KB 사태의 본질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 권력 간 투쟁이다.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동반 퇴진했 듯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정찬우 부위원장,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최종구 수석부원장 모두 동반 퇴진해야 한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임영록 회장은 고위 관료 출신의 소위 '모피아 라인'이다. 이건호 행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경제 분야 실세 라인으로 꼽혔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계가 이렇게까지 엉망이 될 정도로 처리한 것에 대해 금융위원장도 큰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KB 사태로 인해 KB의 주가 폭락, 영업 엉망 등 부실화뿐 아니라 금융 당국의 신뢰가 추락하고 국제시장에서 한국 금융 전체의 평판이 악화됐다"고 비판했다.
이학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 사태의 1차적 책임은 금융 당국에 있으며, 현 규정보다 강화된 CEO 리스크 관리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를 위해 이 의원은 ▲CEO 리스크 관리 프로그램과 ▲투명한 이사회 운영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현직 회장과 이사회가 CEO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우리나라 금융계 관행에 비춰볼 때, 금융 당국이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