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지목적 주식양도에 한해 한시적 적용
세금혜택 불구, 증권사 눈치 살피기만
개별주식 선물·옵션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세제지원 방안이 나왔다.
6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부터 3년 동안 파생상품 시장조성자가 헷지(Hedge) 목적으로 주식을 양도할 경우 증권거래세를 면제하기로 했다.
시장조성자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며, 기초자산인 현물주식의 매도거래를 동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방안에는 이 같은 헷지 거래 시 0.3%의 증권거래세가 부과되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증권거래세 면제는 파생상품 시장 활성화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현재까지 시장조성자 역할을 자처한 증권사는 없는 상태이며, 이 같은 거래비용이 들다보면 자발적인 참여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며 얻을 수 있는 스프레드(Spread) 차익보다 리스크 헷지를 위한 비용이 더 클 수 있어 증권사들의 참여가 미진하다는 전언이다.
정부가 이 같은 세제혜택을 마련한 이유는 개별주식 선물·옵션 시장의 경우이 비슷한 구조인 코스피 선물·옵션 시장에 비해 덜 활성화된 상황을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200 선물·옵션 거래 비중은 전체 파생상품의 약 77%를 '독식'하고 있는 상황. 코스피200 선물·옵션 외에 또 다른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지난해 말 취임 직후 '파생상품 시장 활성화'를 기치로 걸고 이에 매진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이 같은 정부 및 유관기관들의 노력과 달리 시장조성자 역할을 맡아야 할 증권사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수익이 확실치 않은 시장에 먼저 뛰어들기 보다는 거래소 및 다른 경쟁자들의 동향 살피기에 들어간 눈치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조성자 역할 해봤자 몇 푼이나 생기겠느냐"며 "오히려 리스크만 생기고, 전산개발도 해야 하고 인프라 투자를 수억 원씩 해야 한다"고 평했다.
한 대형증권사 직원은 "제도가 정착되면 당연히 증권사의 개별주식 선물·옵션 비즈니스도 커지겠지만, 아직 워낙 존재감이 없으니 단시간 내에 커지긴 어렵다. 그러다보니 증권사들이 신중히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