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리온, 해태, 크라운 등 국내 제과업계 빅4의 지난해 매출은 제품가 인상에도 불구, 매출은 정체되고 수익성은 크게 악화돼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3조5509억 원으로 전년도 3조4829억원보다 약 680억원 증가한 2.0% 성장에 그쳤다. 반면 합산 영업이익은 2256억원을 기록, 전년도 2691억원 대비 16.2% 감소했다.
이는 성숙기에 진입한 국내 제과시장의 한계와 경기침체, 대형마트 휴무, 가격인상 등으로 인한 소비부진과 업체 간 치열한 경쟁에 따른 판촉비, 인건비 등 판관비 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밀가루, 설탕 등 주요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과 원화강세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으로 매출원가율이 낮아지고, 여기에 제품가격 인상까지 이뤄져 비교적 우호적인 영업 환경에서 기록한 실적이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매출, 실질적 정체 수준... 연이은 가격인상으로 소비자 외면도 한몫
지난해 4사의 합산 매출액은 2012년 하반기의 제품가격 인상 효과가 소비부진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상쇄되는 과정 속에 외견상 소폭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식품업체 인수‧합병 효과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각 사별 매출은 전년대비 롯데제과 5.6%, 크라운제과 2.5%, 해태제과 0.02% 등 3개사는 증가한 반면, 오리온만 유일하게 3.5% 감소했다. 하지만 롯데제과의 경우에는 지난해 4월1일자로 흡수‧합병한 기린식품의 매출 효과(2012년 815억원)를 감안하면 정체 내지는 소폭 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오리온의 경우엔 지난해 매출액이 7922억원으로 전년도 8207억원 대비 3.5% 감소해 제과 4사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 정혜승 연구원은 “오리온의 매출 감소는 내수 경기 침체 및 대형 마트 규제 영향, 일본‧중동 수출 감소, 여기에 가격 경쟁 및 프로모션에 따른 매출 할인율 상승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제과업체들이 수입 원재료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판관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최근 3년 동안 2차례나 제품가격을 인상한데따른 소비자들의 외면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 가격 올려도 수익성은 뒷걸음... 크라운제과 제외한 3개사는 수익성 악화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크라운제과의 선전이 돋보인 가운데 롯데제과 등 3개사는 지난 2012년 하반기 제품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익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256억 원으로 전년도 2691억 원 대비 1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유일하게 증가한 크라운제과를 제외하면 3사의 영업이익 감소율은 19.7%에 달한다.
각 사별 영업이익은 크라운제과가 유일하게 315억 원에서 349억 원으로 7.5% 증가한 반면, 해태제과는 446억 원에서 337억 원으로 –24.6% 감소해 가장 컸고, 이어 오리온이 619억 원에서 475억 원으로 –23.4%, 롯데제과 –16.3%의 순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 수입단가 하락 등으로 인해 매출원가율은 전년도에 비해 개선됐으나, 국내 제과시장의 특성상 치열한 판매경쟁으로 판촉비, 매출할인, 인건비 상승 등 관리비용의 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2012년 하반기 제품가격 인상효과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한 점도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각 사의 매출원가율과 판매관리비율을 전년도와 비교해 보면 매출원가율은 롯데제과는 61.1%에서 61.4%로 0.3%포인트 상승한 반면에 오리온 –1.3%, 해태제과 -0.3%, 크라운제과 –1.9%로 3개사 모두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반해 판매관리비율은 롯데제과 1.5%, 오리온 2.8%, 해태제과가 1.8%, 크라운제과가 1.3% 등 각사 공히 증가했다. 특히 인건비와 판매(지급)수수료의 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 적극적 해외진출과 신제품 및 새 수익모델 개발이 살길... “쉽지 않아 고민”
원재료의 하락과 거의 매년 제품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국내 제과업계 빅4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사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롯데제과 오리온 해태제과 등 3개사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에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8.1%를 기록, 전년도 7.5% 대비 0.6% 포인트 향상돼 대조를 보였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1.5 ~ 1.8%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선전을 펼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국내 제과업계의 지속 성장과 수익성 향상이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어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빅4의 한 관계자는 “소비부진, 주 소비층인 아동 인구감소, 대형마트 휴무, 글로벌 업체의 국내 진출 가속화 등 성장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종 판촉행사와 지급 수수료와 인건비 상승 등 비용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추세”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해외시장의 적극 개척과 웰빙‧건강기능식품 등 차별화된 신제품, 또한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이 지속 성장의 중요 과제지만, 이 또한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대응 방안이 녹녹치만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