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 통해 의견 조율, 20일 조세소위서 담판
기타항목 중 '종교인 소득' 신설…2개 수정안 제출
신용카드·교육비 등 공제…'EITC 적용' 전제조건 제시
정부가 종교인 소득을 기타항목으로 분류하고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교육비와 의료비 등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수정안을 내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14일 회의를 열고 정부가 제출한 종교인 과세 대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여야정 협의를 통해 이를 처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오는 2015년부터 종교인 소득을 사례금의 일종으로 보고 기타소득 중 사례금으로 과세하며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주는 한편, 종교인 소득만 있는 납세자는 과세표준 확정 신고를 하지 않고 원천징수(원천징수세율 20%)만 할 수 있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었다.
하지만 과세인프라를 확충하고 과세방식 등을 재논의 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지난해 국회 통과가 보류되면서 이날 조세소위에서 정부가 대안을 제출키로 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조세소위원회 회의. (사진=김용진 기자)
이날 정부가 제출한 대안은 두 가지로 첫번째 대안은 종교인의 소득을 기타소득 중 사례금으로 했던 원안과 달리 기타소득 중 '종교인 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안이다.
현재 소득세 항목은 이자·배당·근로·사업·연금·양도소득·퇴직소득 중 7개의 주요 소득항목으로 구분되며 상대적으로 작은 25개 소득항목에 대해선 기타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
정부는 종교인 소득은 과세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주요 소득항목으로 구분하기보단 작은 소득항목 중 하나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공제율은 당초 일률적으로 소득의 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준다는 원안과 달리 소득수준별로 차등을 두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총 소득 0~4000만원 구간은 공제율 80%, 4000만~8000만원 구간은 60%, 8000만~1억5000만원 구간은 40%, 1억5000만원 초과 구간은 20%의 공제율을 적용키로 했다. 원천징수는 하지 않는다.
공제항목의 경우 기부금 공제 중 종교단체 기부금 공제 한도를 기존 10%(정부 원안)에서 30%로 확대키로 했으며 인적공제도 가능토록 했다.
두번째 안은 첫번째 안과 동일하되, 근로소득공제와 동일한 방식의 공제율을 적용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총 소득 0~500만원 구간은 공제율 70%, 500만~1500만원 구간은 40%, 1500만~4500만원 구간은 15%, 4500만~1억원 구간은 5%, 1억원 초과는 2%의 공제율을 적용 받는다.
공제항목의 경우, 인적공제와 신용카드 사용 등에 대한 소득공제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기부금세액공제는 지정기부금과 종교인단체 공제한도를 모두 30%로 하기로 했다.
교육비와 의료비 등 각종 세액공제가 가능하며 근로소득세액공제와 동일하게 종교인 소득세액공제도 가능하다.
근로장려금(EITC) 적용에 대해선 두 안 모두 '정확한 소득파악'이란 전제조건을 달았다.
당초 정부는 종교인을 근로장려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키로 했으나 저소득 종교인에 대해선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종교계의 의견에 따라 방향을 선회했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마찬가지로 종교인도 소득파악을 위해 근로장려금 신청시(2015년부터) 매달 수입과 지출을 요약한 서식을 제출해야 하고 필요시 소득 검증을 위한 조사를 가능토록 해야만 근로장려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밖에 현행 '종교 관련 종사자가 소속된 종교단체로부터 받는 금품'으로 정의된 종교인 소득이 과세범위가 넓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는 이를 '개인의 생활비 등에 지출할 목적으로 받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대안을 내놨다.
정부가 제시한 두 가지 안은 여야정 협의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며 가닥이 잡히면 오는 20일 열릴 조세소위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제주공항 면세점을 대기업이 낙찰받는 것에 대한 지적과 우리금융지주의 지방은행 분리매각시 세금감면 법안 등이 논의됐으며 국세청법 제정안은 논의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국세청법 제정안은 오는 25일 공청회를 통해 논의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