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리온, 해태, 크라운제과 등 국내 제과업계 빅4 업체의 3분기 합산 매출은 소폭 성장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가 최근 공시한 올 3분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합산 매출액은 927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9157억원과 비교 약 1.3% 성장에 그쳤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4개사 합산 619.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의 741.6억원 대비 16.5% 감소했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올해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세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단가 하락으로 매출원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과시장 정체와 경기침체로 소비부진까지 겹치면서 치열한 판매경쟁으로 이어져 판관비, 인건비 등 관리비용 급증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 매출액, 롯데·해태제과는 증가 오리온과 크라운제과 등 2개사는 후퇴...
올 3분기 4사의 매출액은 지난해 하반기 단행한 제품가격 인상 효과가 대형마트 휴무제 확산과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소비부진으로 상쇄되는 과정 속에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이어갔다.
각 사별 매출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대비 롯데제과 6.3%, 해태제과 0.8% 등 2개사는 증가한 반면 오리온과 크라운제과는 각각 7.0%와 2.4% 감소했다.
3분기 매출 증가율 6.3%로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롯데제과의 경우, 지난 4월 흡수‧합병한 기린식품의 매출(2012년 기준 815억원) 증가 효과를 감안하면, 기존 사업부문에서는 빙과류의 호조로 약 1% 내외의 성장을 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반면 오리온의 경우엔 3분기 매출액 186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009억원과 비교 7% 감소해 제과 4사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초코파이, 오뜨 등 파이사업부와 카라멜 사업부의 부진한 실적이 포카칩 등 스낵류의 선전을 훨씬 초과한 것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오리온의 부진은 3분기 제과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오리온의 3분기 매출액이 3위 해태제과의 1996억원보다 128억원 적어 2위 자리를 내준 것. 앞으로 오리온과 해태의 국내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크라운제과도 3분기 매출 97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대형마트 휴무제, 소비침체 등의 영향으로 제품매출이 감소했고, 특히 참ing, 쌀과자 등 상품매출이 9.5%나 감소해 전체 실적 감소를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 수익성, 롯데·오리온 판관비 급증... ‘악화’, 크라운·해태는 원가절감으로 ‘개선’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크라운, 해태제과의 선전이 돋보인 가운데 롯데제과, 오리온 2개사는 수익성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619.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741.6억원 대비 약 16.5%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크라운, 해태제과를 제외한 롯데, 오리온 2개사의 합산 영업이익 감소율은 무려 26.7%에 달한다.
각 사별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대비 크라운제과 77.2%, 해태제과는 2.3% 증가한 반면, 오리온이 -67.9%로 감소 폭이 가장 컸고, 롯데제과도 –17.0%를 기록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 급감한 것은 매출 감소에 따른 자연감소분과 특히 올해 급여 인상분을 1월부터 소급해 일괄 지급한데 따른 것”이라며 “4분기 이후엔 해소될 일시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영업이익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2가지 요인 중 매출원가율은 올해 주요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세와 원화강세 현상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또 다른 요인인 판매관리비율을 보면 성숙기 진입에 따른 국내 제과산업의 정체 현상과 글로벌 식품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 여기에 커피전문점 같은 외식업체의 진입 등 경쟁 격화로 인해 매출할인, 판촉비, 판매수수료 같은 관리비용이 급증한 점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각 사의 총 원가율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매출원가율은 크라운 –3.6%, 해태 -1.9%, 오리온 –0.2% 포인트 개선된 반면, 판매관리비율은 오리온 3.7%, 해태 1.8%, 크라운 1.0%. 롯데 0.8%포인트 증가했다.
이중 크라운과 해태는 판관비 증가율을 매출 원가 절감으로 상쇄해 수익성을 개선시킨 반면, 오리온과 롯데는 판관비의 증가를 원가절감으로 커버하지 못한 점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크라운제과는 매출원가부문에서 전년 동기대비 재고자산 10억, 원재료·상품매입액 9.4억원, 기타비용 32억원 등 총 49억원을 절감함으로써 4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증가율을 시현했다.
기타비용 32억원 절감 내역에 대해서 크라운제과 측은 “밝힐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영업이익률, 롯데 견조한 1위, 이어 해태, 크라운, 오리온 순...
올 3분기 제과 4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비교해보면 크라운, 해태제과는 전년 동기대비 향상된 반면에 오리온과 롯데는 각각 3.5%와 2.4% 포인트 감소했다.
롯데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11%에서 8.6%로 떨어지긴 했어도 경쟁 3사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빅4 중 유일하게 제품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명분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국내 제과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규모에 최근 해외 유명식품 업체들이 국내에 속속 진출하고 있고 커피전문점 같은 외식업체들도 디저트와 스낵류를 앞세워 시장을 잠식해 들어오는 등 무한 경쟁상태다.
업계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 아동 인구감소, 대형마트 휴무, 여기에 글로벌 업체들과 국내 외식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 등 영업여건이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경쟁심화에 따른 제품할인, 각종 판촉비 증가, 인건비 상승 등 비용압박으로 인해 수익성 또한 점점 나빠지고 있는 추세”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