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김기식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사장 자질에 대한 문제를 제기받고 진땀을 흘렸다.
예금보험공사가 21일 진행된 국정감사 중간에 일부 언론매체의 '예보가 2009년 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저축은행 부실관련자 257명에게 회수한 재산이 0원'이라는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를 낸 것이 발단이었다.
예보는 해명자료를 통해 2009년 이후 영업정지 저축은행 대주주 및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2013년 말 현재 1944억원의 손배소송을 제기해 이중 16억원은 판결이 확정되고 승소액 11억원 중 일부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소송 진행중인 잔여 1928억원에 대해서는 가압류 등 절차에 따라 700여억원 상당을 확보해 둔 상태로 소송 결과가 나오는 즉시 법적절차를 통해 회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예보는 "소송과 무관하게 기간 중 재산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부실 관련자로부터 79억원을 자진변제 등을 통해 회수했다"고 밝히며, 김기식 의원 등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회수재산 0원'이라는 내용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같은 해명자료에 대해 김기식 의원은 "예보에서 나온 자료를 가지고 회수재산이 0원이라고 한 것이었는데 국감자료는 그렇게 내고 자신들의 낸 자료에 대해서 뒤에서 해명자료를 통해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사장이 "보도자료에 대해 해명자료를 냈을 뿐"이라고 말끝을 흐리자 김정훈 정무위원장이 나서 "국회의원들이 국감장에서만 하는 것이 질문이 아니며 보도자료 등도 질의에 포함된다는 판례도 있다. 시간이 촉박한 의원들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아니겠냐"고 김기식 의원을 거들었다.
계속된 국감에서 김 의원은 올해 회수 가능한 금액을 질의한 후 김 사장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질의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질의 중단을 시켜 달라"며 "예보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가지고 질의를 하는데 사장님이라는 분이 이렇게 답변을 해도 되나. 금년에 얼마나 회수를 하는 지 모르냐"고 몰아세웠다.
김 사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세부적인 내용을 잘 모르고 국감에 나오는 부분도 있다. 양해를 부탁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에 김 의원은 "예보는 매년 1조원씩 회수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하고 있는데 현재 4000억원 정도 적자가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를 기억 못한다고 하는 사장을 불러 놓고 국감을 해야 하느냐"며 "적자가 나면 대책을 세워야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면 그만이라고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날선 질책을 이어 갔다.
더불어 김 의원은 "미국에서는 적기시정조치 권한을 갖고 있고 지금까지 예보에서도 이 같은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었는데 사장 스스로 안 갖겠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예보를 그냥 거쳐가는 자리로 알고 친정인 금융위에서 권한을 가져 오는 것을 꺼리는 것 아니냐"고 질책해 김 사장을 난처하게 했다.
김 사장은 "제 기억에는 그렇게 말한 것 같지는 않으며 제재나 시정조치 등 권한을 금감원과 똑같이 예보가 행사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가 질의에서 김 의원은 "예보 관계자들은 앞으로 자료를 만든 후 사장에게 제출해 업무파악을 제대로 하도록 해 달라"며 우회적으로 김 사장의 국감 준비 미숙을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