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주당 천막당사·4대강 입장·채무감축 등 '신경전'
서울시 국정감사를 진행한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요 공약과 시정 등을 두고 여야가 격한 대립을 보였다. 내년 지방선거 '전초전'이라고 불리는 이번 감사에서 국토위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 시장에 대해 공세를 취하는 반면 민주당은 시정에 대한 지지와 엄호에 나섰다.
서울시 국감에 대한 여야의 신경전은 국정감사 질의 전 자료 요청을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새누리당 이헌승 의원과 이장우 의원은 민주당의 천막당사가 서울광장을 '불법 점거'하고 있다며 '벌금' 부과 내역 등의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천막 당사는 (새누리당도) 야당 때 하던 것"이라며 "2004년 3월 당시 한나라당이 여의도에서 설치했던 천막당사에 전기, 수도 다 들어갔다. 그때 과태료 냈는지 허가가 났는지 자료 달라. 정책국감을 해야지"라고 맞받아쳤다.
□ 與, '부채→채무' 공약 용어 변경에 "왕사기", "민주당 양아들" 등 막말 공세 = 새누리당은 4대강 보 철거에 대한 박 시장의 입장과 지난 2011년 취임 당시 공약한 '부채'감축을 취임 후 '채무' 감축으로 용어를 바꾼 부분에 대해 공세를 폈다.
심재철 의원은 "4대강 보를 철거해야 한다고 보나"라고 묻자 박 시장은 "4대강 부분은 제가 발언할 내용이 아닌 것 같다"라고 즉답을 피해갔다. 이어 심 의원은 "작년 8월 잠실, 심곡 수중보 철거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시장은 "세부 검토하거나 결정한 적이 없고 용역을 준 상태"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서울시가 용역을 맡긴 하천학회는 4대강 보 철거를 주장하는 박창근 교수가 속해 있는데 이는 결국 보 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김태흠 의원은 박 시장의 '서울시 20조원 부채 임기 내 7조원 감축' 공약이 취임 후 '채무 감축'으로 수정된 것에 대해 "그때는 부채라고 하고 지금은 단식부기 형태인 채무라고 이야기한다. 말만 교묘하게 바꿔서 이야기 한다"며 "민주당이 기초연금 수정을 '공약파기'라고 하는데 그런 것과 비교하면 이건 '왕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박 시장은 "부채와 채무에 대해 혼동이 있는 것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취임하자마자 부채보다 채무가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서 채무 감축을 한 것이다. 전문가와 시민들과 협의해 발표했고, 중요한 것은 20조원의 어마어마한 채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이 채무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왕사기'라는 표현은 지나치다"고 항변했다.
나아가 김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해 "시장의 정체성이 뭐냐. (민주당에서) 양자 데려다 (한다는 말이 있다). 정체성이 무엇인가"라고 공격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 민주당, '오세훈 빚더미' 강조…박원순 시정 지지 =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박 시장의 시정과 공약에 공감을 표시하며 지지에 나섰다.
박기춘 의원은 "SH공사가 오세훈 시장 시절 부채 비율이 500%가 넘는 수준이었는데 많이 회복 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서울도시철도공사 부채비율도 안정세로 3%대로 낮아져 다행이고 매우 고무적인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변재일 의원은 "한국스마트카드 문제가 많은데 서울시가 최대 주주고 LG CNS가 그 다음인데도 관리가 제대로 안됐다"며 "LG에 이상득씨 사위가 있고 스마트카드 사장이 이 시대 최고 명문인 동지상고 출신이라 그런 것 아니냐"며 여권을 공격했다.
박수현 의원은 "택시요금 인상은 선 처우개선 후 요금인상 등 기본 원칙을 잘 정한 것 같다. 그 철학에 공감한다"면서 "승차 거부는 언론 지적이 많은데 조금 더 종합적으로 후속 대책을 잘 다듬어 달라"고 말했다. 또 신기남 의원은 "지난 7월 발표한 도시철도기본계획(경전철)을 보면 정말 필요한 일"이라며 "아무리 재정이 어려워도 이건 해야 한다"고 경전철 사업에 대해 지지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