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지주의 자회사들이 '농협' 브랜드를 이용하면서 낸 사용료가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최근 신한은행이 신한금융지주회사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한 것에 대해 국세청이 2000억원대 법인세를 부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더 관심이 쏠린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황주홍 민주당 의원은 "브랜드 사용에 따른 수익금은 농업과 농촌의 발전에 쓰이기 위한 것이지, 지주와 직원들을 위한 게 아니다"며 "명칭 사용료에 대해 자사 이기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중앙회인 NH농협은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자회사들의 매출액이나 영업수익 중 2.5% 범위에서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증권, NH농협손해보험 등 7개 자회사들은 지난해 명칭 사용료로 4351억원을 중앙회에 지급했다. 올해에는 4535억원을 낼 예정.
앞서 신동규 농협금융 전임 회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명칭 사용료 문제를 두고 "희한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농협금융은 브랜드 사용료를 핑계로 경영부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게 황 의원 측 설명.
농협금융은 지난해 3월 출범, 연 1조128억원의 순익을 목표로 세웠다가 실제로 4514억원에 그치자 명칭 사용료로 지급한 탓에 당기순이익이 줄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올해 농협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879억원. 이 중 78.7%에 해당하는 2267억원을 중앙회에 명칭 사용료로 지급했으나 법인세 혜택을 감안한 실제 부담액은 당기순이익의 59.6%인 1715억원에 불과하다.
또 명칭 사용료 지불 전 당기순이익은 연간 순이익 목표치의 77.1%에 그쳤다.
황 의원은 "금융지주가 중앙회에 명칭 사용료를 납부하면 금융지주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게 되는데 이를 통해 실제 부담한 사용료는 4351억원에서 329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며 "금융지주가 명칭 사용료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줄었다고 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비난했다.
국세청은 최근 신한은행의 브랜드 사용료에 따른 법인세를 부과했으나 과거 2005~2007년에는 브랜드 사용료를 내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바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경우 은행이 먼저 생긴 뒤 금융지주가 만들어져 브랜드 사용료를 낼 필요가 없지만, 농협은 중앙회로부터 은행이 분리된 것이기 때문에 사용료를 낸 것이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