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발효명가 샘표식품이 흔들리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정체상태를 보였고 수익성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기준 매출액은 115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1141억원에서 1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0.9% 성장에 불과하다.
반면에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1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70억원에 비해 무려 82.6%나 감소했다.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실적이다.
█ 지난 2월 제품가격 인상불구 매출은 0.9% 증가, 영업이익은 무려 82.6% 급감
이같은 부진한 실적에 대해 업계전문가들은 샘표가 지난 2월 간장류 제품의 가격을 평균 7% 인상한 점 등을 감안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의외로 부진하다는 반응이다.
올들어 업계전문가들은 탈지대두, DNS맥 등 수입원자재 가격의 하향안정화에 간장류 제품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샘표식품이 올해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러한 전망은 빗나가고 말았다.
이같은 결과는 제품의 판매가격은 올랐지만, 판매량이 감소함으로써 나타난 현상이다. 샘표처럼 장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기업의 경우 성장엔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상태인지 여부를 점검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제품 가격을 올렸음에도 매출이 정체된 것은 판매량 감소로 볼 수 있다”며 “계절적 수요에 영향을 거의 받지않는 간장류의 판매량 감소는 간단히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 매출정체 타개 위한 판촉비 등 판관비 증가로 수익성 악화 ‘직격탄’
이처럼 제품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매출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신제품 '연두'와 음용식초 등에 대한 대대적 홍보와 판촉비 지출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샘표의 매출원가율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 57.0%로 지난해 상반기 56.2%와 비교 0.8%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에 판매관리비율은 지난해 37.6%에서 42.0%로 4.4%포인트나 증가해 수익성 악화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 상반기 판관비는 483.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429.5억원 대비 약 54억원이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판매촉진비가 133.1억원에서 147.8억원으로 14.7억원, 광고선전비는 54.1억원에서 63.0억원으로 8.9억원, 판매수수료가 7.4억원이 증가했다. 이밖에 종업원급여가 6.7억원, 경상개발비가 14.2억원 증가해 영업이익을 악화시킨 요인이 됐다.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증가는 영업이익의 악화로 나타나 분기별 매출액 영업이익률의 하락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9.1%를 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적절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샘표의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보면 시간이 지날 수록 고점은 낮아지고, 저점은 깊어지는 전형적인 하락추세인 우하향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추세 전환을 위한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샘표식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품목인 간장의 시장점유율이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고, 음용식초 마저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차입금까지 급증하는 등 성장성, 수익성 모두 경고등이 나타나고 있어 적절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