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고위직 특별감찰 상시화…"골프·식사대접 받던 시대 끝"

고개 숙인 국세청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죄송하다"

연이은 세무비리 추문으로 위기에 봉착한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꺼내들 수 있는 가장 최후의 조직 자정(自靜)방안을 제시했다. 각종 세무비리 사건의 원인인 기업 관계자들과의 부적절한 골프, 식사회동을 전면금지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그동안 조직 위기상황에서 간헐적으로 제시됐던 고위공무원 특별감찰제도를 부활시켜 별도의 기한 없이 영구화하기로 했다. 비위 사실이 적발될 경우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인사 불이익 등 엄중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국민 신뢰도 악화에 따른 국세청 조직의 총체적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김덕중 국세청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29일 전국세무관서장 회의 개최에 앞서 이전환 국세청 차장은 브리핑을 갖고 "최근 언론지상에 보도된 국세청의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원활한 국세행정을 위해 국민 신뢰 회복이 우선인 만큼 수차례 토론을 거쳐 진정성 있는 쇄신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날 ▲지방청 국장급 이상 고위직과 100대 기업 관계자의 외부접촉 전면 금지 ▲고위공직자 특별감찰제도 부활 ▲정기세무조사 결과 감사관실 재점검 ▲세무조사감독위원회 및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국세행정 쇄신대책'을 발표했다.

국세청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들 쇄신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외부인사 접촉금지 등의 방안은 빠르면 내달 중 국세공무원행동강령에 포함시키는 등 명문화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전환 국세청 차장과의 일문일답.

쇄신안을 보면 장단기 과제가 섞여있는 것 같다. 실제 쇄신안이 시행되는 시기는?

=이번 쇄신방안은 국장급 이상 고위공직자를 중심으로 수차례 토론해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오늘 전국세무관서장들 모인 자리에서 전체적으로 공유할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가급적 빨리 확정해서 시행하겠다. 최대한 빨리 할 것이고, 가능한 부분들은 오늘 회의 마치고 곧바로 시행할 예정이다.

고위직 감찰제도, 이미 2008년 시행한 내용인데 상설화 되는 것인가?

=이번에 새롭게 고위공직자 감찰 강화 TF마련하겠다는 것은 자발적인 각오의 성격이 강하다. 국민들의 기대나 신뢰를 생각할 때 일시적으로 운영되고 마는 성격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운영될 것이다.

고위공직자 사적만남 통제 어기면 일반직원보다 엄중 제재한다는데 어떤 식으로 하나?

=통상 공직자윤리강령 등을 보면 만나서 부적절한 청탁 등을 하면 징계대상이다. 이를 감안해 적어도 지방청 국장급 이상 고위공직자는 일체 대기업 관계자들과의 사적만남 금지, 이를 통해 국민들 불신 없애겠다는 것이다. 다만 국민, 납세자의 소통을 위해 공식적인 통로는 유지할 것이다. 구체적인 징계수위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적발 횟수가 많을수록 인사조치 등 징계강도는 높아질 것이다.

감사관실 순환조사 재검증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하나?

=전체적으로 1000개 정도 되는데 감사관실에서 1년에 100~200개 정도 검증할 것이다. 순환 조사 대상 기업은 매출액 기준 5000억원 이상 기업을 의미한다. 이 제도의 핵심은 부조리 제거에 목적이 있다. 일반적 세무조사도 사후감사하지만 시차도 있고 매년하다 보면 인력 한계로 문제가 있는데, 이를 제도화시킬 경우 조사과정에서의 불합리, 부조리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세무조사감독위원회 설계한 배경은?

=세무조사감독위원회의 목적은 국민들이 많이 우려하는 게 세무조사가 자의적으로 이뤄지지 않느냐 하는 문제다. 따라서 위원회를 통해 본질적으로 세무조사 기준을 바꾸는 차원이 아니라 조사대상 선정과정을 좀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차원으로 보면 된다.

굳이 고위공직자와의 사적인 접촉을 100대 기업에 한정해서 제한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부적절한 청탁을 위한 만남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나 모두 마찬가지다. 따라서 사실상 모두 만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특별히 고위공직자 같은 경우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 부조리 개연성이 있는 100대기업에 대해서 만나지 않겠다는 취지로 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