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개최된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 참석한 김덕중 국세청창을 비롯한 지방청장 등 국세청 고위공무원들이 묵념을 하는 모습. (사진: 김용진 기자)
고위공직자 전담 감찰반 부활…'수뇌부 정화' 착수
최근 일련의 세무조사 비리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국세청이 고강도 자구책을 꺼내 들었다.
특히 본청·지방국세청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대기업 관계자들과 외부에서 골프, 식사 등 사적만남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인사 불이익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또한 고위급 인사를 대상으로 한 특별감찰 라인을 가동, 외부에서 금품·향응을 받는 케이스를 면밀히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CJ그룹 세무조사 무마사건 여파로 사상 초유로 현직 지방국세청장이 물러나는 수모를 겪은 국세청이 조직 수뇌부부터 스스로 기강을 다잡겠다는 '초강수'를 둔 셈이다.
국세청은 29일 김덕중 국세청장 주재로 열린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세행정 쇄신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 국세청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청렴한 세정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이는 관리자부터 솔선수범하고 적극 동참하는데서 시작된다"며 "청장 본인부터 쇄신안에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자정(自淨)의지를 피력했다.
□ 국세청 고위직-기업 관계자 연결고리 '차단' = 이번 쇄신안은 무엇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국세청 고위직들의 비리원인을 근본부터 차단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각종 세무비리 사건의 시발점이 기업 관계자들과의 사적인 만남에서 시작된다는 판단 하에 업무 이외의 접촉을 전면금지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구체적으로 국세청장을 포함한 본청·지방국세청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들이 100대 기업과 지주회사 관계자들과의 외부 골프, 식사 등 일체의 부적절한 만남을 금지토록 했다.
기업 사주는 물론 임원, 고문, 세무조사를 수임한 관계 세무대리인 모두가 사적만남이 금지되는 '관계자'로 인식되며 이를 어길 경우 엄중 제재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위반 경중, 횟수에 따라 일반직원보다 더 강하게 제재할 것"이라며 "상당한 인사 불이익이 주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세청은 사무실 등 공식적 장소에서의 만남과 동창회 등 사회통념상 이해되는 범위의 교류는 예외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 고위공무원 특별감찰제도 '부활' = 이와 함께 국세청은 지난 2008년 시행한 바 있는 고위공무원 특별감찰반 제도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최근 일련의 비리사건이 주로 관리자급에서 발생돼 물의를 일으킨 만큼 향후 감찰반 활동 초점을 고위직으로 옮기겠다는 얘기다.
특히 감찰과정에서 금품, 향응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하다가 적발된 인사의 경우 예외 없이 엄정히 징계하기로 했다. 이는 특히 김덕중 국세청장의 의지가 상당부분 반영된 조치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고위직들을 중심으로 매년 초, 보직변경, 승진 시 보다 강화된 청렴서약서에 새롭게 서명, 마음가짐을 다잡게 하고 주기적으로 외부 주요 인사를 초청해 청렴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직자 윤리의식, 청렴 리더쉽 함양을 위해 부적절한 자리 피하기, 사회봉사활동 참여 등 절제되고 모범적인 생활을 실천토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