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과 기업들은 8일 발표된 2013년 세제개편안에 대해 사실상 증세라는 점을 지적하며 일제히 볼멘소리를 냈다.
재계는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과세형평성 제고·세입기반 확충을 통해 서민복지 재원마련과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 세(稅)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 대기업 건의 내용 거의 반영 안돼…'실질적 증세'
대기업들은 그동안 공청회나 포럼 등을 통해 정부에 건의해 왔던 개선안들이 거의 반영되지 않고, 중소기업 지원에만 편중돼 있어 불만이라는 의견이다. 게다가 기존에 지원받던 부분마저 대폭 축소돼 기업부담만 늘어나는 실질적 증세조치라는 점에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특히 R&D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이 현행 10%에서 3%로 대폭 줄어들고, 해외자원개발 투자세액 공제, R&D준비금 손금산입제도 등 기업의 해외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이 일몰조치 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투자회복, 성장동력 확충이 국정운영의 주요 현안인 상황에서 R&D 설비투자세액공제, 에너지절약시설투자세액공제 등을 축소한 점이나 중소·중견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을 위한 세제개선 부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이 대기업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고 오히려 공제 축소를 통해 세수확보에만 급급, 대기업 부담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기업들의 투자의욕 위축으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초에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본공제율을 1% 포인트 인하시킨데 이어 그동안 정부에 건의해온 대상 업종 확대와 항공운송업 등에 대한 지원내용이 빠져 있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 중소기업, "긍정적 부분도 있으나 알맹이 별로 없다"
중소기업들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라는 표정이다. 외형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내용이 많이 들어있지만 실질적으로 알맹이 있는 내용들이 거의 없어 중소기업들이 최근 겪고 있는 어려움을 덜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유망서비스업 등에 대한 R&D 세제지원이나 기술이전에 대한 세제지원 등 긍정적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정부에 건의해온 주요 내용들이 빠져있다"며 "일감몰아주기 과세 부분이나, R&D설비투자 세액공제를 현행 대비 절반수준으로 축소시킨 점 등은 납득하기 어려워 알맹이는 별로 없는 개편안"이라고 평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도 "가업상속공제 제도 적용 대상 확대, 증여세 과세특례 일몰 폐지 등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리는 내용이 포함되었지만 경쟁력 있는 장수기업 육성을 위해 가업상속공제율 상향조정, 공제한도 폐지 등 보다 적극적인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일감 몰아주기 과세의 경우 중소기업 과세요건 완화, 배당소득세와의 이중과세 조정 등 일부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며 "중견기업의 증여세 부담을 덜어주고 정상거래비율을 업종에 따라 차등화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