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 매출액 2000억→3000억 '확대'
자산 양도세 이월과세 허용, 사후 고용유지 기준 완화
정부가 중소, 중견기업 경영권 승계과정의 세부담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가업상속 과정에서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범위를 더 늘리는 한편, 상속 후 고용유지 조건 등을 완화해 추가적인 세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업상속 후 업종을 전환하는 것을 일부 허용하는 한편, 유류분 반환청구가 있는 경우 공동상속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제도개선은 재계 일각에서 중소기업 경영권 상속과정에서 세금문제로 경영난에 빠져드는 사례가 많다는 건의사항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올해 연말 세법심의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의 소득세법,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가업상속공제, 연매출 3000억원까지 확대 = 정부는 우선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을 기존 연매출 2000억원 이하에서 3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되면 최대 300억원의 재산이 공제돼 상증세 과세표준을 대폭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같은 세법개정 배경은 박근혜 정부 출범 전 인수위 논의 과정에서 제기됐던 이른바 '피터팬신드롬'(중소기업이 각종 규제문제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의 대응책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이른바 '손톱 밑 가시'란 표현으로 기업들의 각종 규제, 중과세 문제 등을 해결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가업상속공제 확대는 지난 정부에서도 꾸준히 추진됐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전까지 매출액 500억원 이하 기업에 150억원 한도로 적용된 가업상속공제혜택은 그해 세법개정을 통해 매출액 1500억원 이하, 공제한도 3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고, 작년에도 세법개정을 통해 이 기준을 연매출 2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이 기준을 또 다시 3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일각에선 연매출 3000억원 기업은 사실상 중소기업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으나, 정부는 중견기업의 대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감면 혜택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 고용유지 조건완화, 업종변경 부분 허용 = 정부는 또 지금까지 상속 이후 10년간 정규직 근로자를 감원하지 않아야 한다는(중견기업은 1.2배 유지) 고용유지 조건도 각 사업연도 말 정규직 근로자 평균인원의 80% 이상 유지 기준을 추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고용인원 산출기준도 상속개시 직전 사업연도에서 직전 2개년 평균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일부 기업이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근로자 해직문제를 빚어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나 기존요건의 완전폐지가 아닌 선택형 추가라는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특히 중소기업 등의 경영권 승계 이후 고용유지, 업종 변경 등 사후관리요건 위반 시 추징되는 세금도 종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는 10년 내에 사후관리요건을 위반하면 공제금액 전액을 추징하던 기존 세법을 7년 차 이후로 10%씩 감면해주고 11년차부터 아예 추징금을 없애도록 수정한 개정안을 제시했다.
다만 정부는 토지, 건물, 주식 등 가업상속공제대상인 각종 재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를 도입, 상속인이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은 재산을 추후 양도하는 경우 피상속인 보유기간 중 발생한 재산가치 상승분에 대해 양도세가 과세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개정안은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창업자금, 가업승계목적의 주식에 대한 증여세 과세특례(30억원 한도로 5억원 증여공제 및 10% 저율과세)의 일몰기한을 전면 폐지, 영구적인 혜택을 주도록 설계했다.
이와 관련,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5일 세법개정안 사전브리핑에서 "앞으로 경제성장을 해야 하는데 그 동력은 기업으로 보면 창업, 벤처기업, 중소기업에서 시작된다"며 "중소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가업상속공제 지원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