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의 세무사회 예산 부당사용 의혹과 관련, 일부 회원들이 기획재정부에 특별감사를 요청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무사회가 회장에게 지급하는 수당(임원 수당)을 크게 증액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세무사회에 따르면 현행 세무사회칙 규정에 따라(회칙 제19조 제1항 제4호) 세무사회장에게 지급하는 수당은 연간 2억원. 세무사회는 지난 11일 진행한 상임이사회를 통해 이와 별도로 '특별수당' 1억원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긴 2013년 예산안을 심의,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된 1억원은 '특별수당' 명목으로 증액했다는 것이 세무사회의 설명. 하지만 세무사회 안팎에서는 특별수당 또한 사실상 회장에게 지급하는 수당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3년 예산안이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선출되는 집행부에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8일(금) 정기총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새로운 회장은 신설되는 특별수당을 합쳐 연간 3억원의 수당을 지급 받게 되는 셈이라는 것이다.
비록 정기총회 의결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세무사회 안팎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예산증액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 특별수당 1억원 신설, "사실상 회장 연봉 인상"
회장이 교체되는 민감한 시기인데다 경기 침체로 많은 세무사무소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 비상근 세무사회장에 지급하는 수당을 과도하게 인상하려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구정 현 회장이 3선 출마를 한 상황에서 자신이 당선될 경우를 상정, 사전에 수당 인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정구정 현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받은 수당에 대한 갑근세를 세무사회가 대납토록 하는 한편, 조세연구소장까지 겸직, 외부인 영입을 위해 책정해 놓은 6000만원의 조세연구소장 연봉까지 받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회장 종교성향 불교단체 지원, 기독교는(?)
또 다른 일각에서는 정구정 현 회장이 최근 자신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불교단체에 적법한 승인절차 없이 9000만원이 넘는 회비를 후원금으로 내놓는 등 예산의 부적절한 유용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회장 수당 인상은 더욱 관철되어선 안될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업계 현실을 감안할 때 2억원의 수당도 많다. 회장의 수당을 올린다고 해서 세무사무소의 경영 상태가 나아지는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는냐.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일침했다.
◆ 회장 후보들 "회원 안중에도 없는 처사" 비판
세무사회장에 출마한 후보들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창규 후보는 "회원들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라고 전제한 뒤 "이번 선거에서 회장에 당선되면 원점으로 돌려놓겠다. 아울러 회장 수당 부분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선 후보도 "회장 수당 제도는 출처를 밝히기 힘든 접대 등 이른바 '기밀비'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든 것"이라며 "2억원도 많다는 회원들의 불만이 많은데 3억원으로 이를 올리려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회원 정서에 반하는 문제임에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무사회는 이와 관련해 "회장에게 지급하는 수당인 임원(회장) 수당은 2억원으로 동결됐고, 임원(특별)수당 1억원이 신설된 것이다. 두 항목은 명백히 다른 항목"이라며 "예산안이 통과되더라도 회장은 임원(회장) 수당인 2억원만 지급받게 된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