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애매한 창조경제·관치금융 이구동성 '질타'

12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창조경제의 모호성과 관치금융 논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창조경제와 관련해 "기업을 어떻게 육성하겠다고 눈에 드러나는 것도 없고 모호하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국무총리 산하 창조경제기획단을 설치해서 모든 부처 간 소통이 원활히 일어나도록 해야 경제부총리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나름대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라며 "미래부 장관 혼자 잘하겠지, 하면서 방치하면 안 된다. 누군가가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힘들다"고 조언했다.

이에 정홍원 국무총리는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며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갖겠다"라고 답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창조경제 개념을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최 장관은 과거 벤처지원 대책과 창조경제가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에 "10년 전에는 창조경제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벤처기업들이 생겼는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보완할 부분이 생겼다"며 "예전에는 창업한 사람들이 실패할 경우 부담이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보완한 부분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경제여건상 추격형으로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운용 패러다임을 선도형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며 "창조경제를 토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 장관은 그러면서 "오는 7월까지 좀 더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창조경제 실현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최 장관의 연이은 해명에도 불구, 여야 의원들은 창조경제의 모호한 개념정리과 난해함을 지적했고 부처간 협업체계 구축도 미흡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우려를 표했다.

과거 60~70년대 관치금융 재현에 대한 우려도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최근 KB, 농협 등 대형금융지주 회사에 과거 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들이 속속 입성하고, 정부 지분이 없는 BS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인사권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것을 근거로 정부의 과도한 금융권 개입에 우려를 표했다.

또 정부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열석발언권을 이유로 과도한 시장개입을 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 100여일이 지나 또 다시 관치금융 본색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최근에는 정부 지분이 1%도 없는 민간은행에 관치금융이라는 칼을 휘두르며 슈퍼 '갑' 질을 해대고 있다"고 힘을 보탰다.

주요 국무위원들은 이 같은 지적에 적극 해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치금융이란 용어 자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금융기관도 사람이 중요하다. 유능한 사람이 해야 경쟁력이 높아진다. 개개인의 경쟁력을 보고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관치금융 논란과 관련 "지금까지 이에 대한 정의가 없고, 딱히 정해진 내용은 없다"며 "굳이 말한다면 과거 정부주도 형태를 말하는 것 같은데, 현재 금융시스템상에 적용하긴 힘들다"고 언급했다. 

현오석 "경제성장 4%, 가능"…증세는 '반대'

현 부총리는 최근 발표된 박근혜 정부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가계공약부 발표와 관련한 재원확보 현실성에 대한 지적에 "향후 4%대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면, 재원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을 나타냈다. 

그는 하지만 재원확보를 위해 증세를 하는 것에 대해선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현 부총리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세계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된다면 4% 경제성장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출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원확대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겠다. 증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세수확보를 위해 세무조사를 과도하게 한다는 우려와 관련해선 "기업이 정당하게 영업활동을 하는데 이를 위축시켜선 안된다"며 "지하경제 양성화의 취지는 조세정의와 공평과세에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불거진 원전비리 사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기본적으로 원전 안전보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국민 생명을 위협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과거의 정부는 무엇을 했냐고 하는데, 부적절하다. 이는 과거 정부가 남긴 유산이 아니라 원전 마피아가 얽혀 있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홍원 국무총리는 "원전마피아가 회전문인사 등을 통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며 "원전 문제에 대해선 비리척결 의지가 확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천천히 살피면서 확실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