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역삼동 스칼라티움에서 조세일보(www.joseilbo.com) 주최로 진행된 '공정선거를 위한 세무사회장 출마후보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4명의 세무사회장 후보들은 선거관리규정의 불공정성을 비롯, 업계 현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의 3선 출마 강행시 야권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의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등 현안 업무로 세무사 업계가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시기이지만, 상당수의 세무사들이 정책토론회 현장을 방문했고 후보자들은 자신들의 소신과 현안에 대한 정책대안을 가감 없이 소개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손윤 세무사는 "지금 세무사 업계에는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불통의 시대다. 우리 업계의 소통과 화합을 만들어보기 위해 나왔다"며 "세무사회장이 된다면, 변화와 도전, 약속 이 세 가지를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헌춘 세무사는 "견위수명(見危授命, 나라가 위태로우면 목숨을 바쳐라)이라는 고언처럼 어려움에 처한 세무사회를 바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도전하게 됐다"며 "2년이면 충분하다. 임기 2년 동안 세무사회를 바로잡아놓고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전했다.
이창규 세무사는 "조직의 힘은 화합과 소통을 통해서만 나온다고 본다. 세무사회가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는 큰 단체이다. 품위가 있는 세무사회, 원칙이 있는 세무사회를 만들겠다"며 "자랑스러운 자격사가 될 수 있도록 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재선 세무사는 "약속을 소중히 여기고 지킬 줄 아는 분, 회원간 화합을 이끌어낼 역량을 가진 분, 회비를 내 돈처럼 아끼는 분, 민주적 회무와 회원 자존심을 지켜주는 분이 회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한 회원의 글을 봤다"며 "한 구절 한 구절 마음 속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세무사 업계의 신규 수익원 창출 방안, 명의대여·업무침해 근절 방안 등 세무사 업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 등에 대한 패널토론을 통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대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대 관심사나 다름없는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들은 정구정 현 세무사회장이 출마할 경우, 단일화를 적극 추진해 양자대결 구도를 만들어 선거승리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황이다.
단일화 문제를 최초로 제안했던 한헌춘 세무사는 "단일화에 대해 후보간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단일화 방법은 여론조사 방식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안들은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 후보인 유재선 세무사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유 세무사는 "특정인을 반대하기 위한 단일화는 명분이 약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며 필요하다고도 생각한다. 좀 더 깊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손윤 세무사는 "(저도)단일화를 할 생각이 없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개악된 선거관리규정을 보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거관리규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단일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론조사에서 꼴찌를 해도 좋다. 세무사회의 미래를 위해 단일화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창규 세무사도 "세무사회 51년 역사상 이렇게 혼란스럽고 갈등이 심화된 적은 없었다고 본다. 우리 세무사회는 변해야 한다고 본다. 오죽했으면 (출마를)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단일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에 앞서 세무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토론회 개최는 선거관리규정 위반이라는 통보를 참여한 각 후보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토론회 진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창규 세무사는 "이런 토론회가 세무사회 발전을 위해 필요했다. 이것을 가지고 (선관위가) 문제를 삼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본다. 세무사회원들이 우리 후보들을 보호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헌춘 세무사도 "이 문제를 걸고 넘어진다면, 우리 4명 후보가 단합해서 총사퇴라도 하겠다. 세무사회를 위해 헌신 봉사하겠다.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손윤 세무사도 "희망은 내일이지만 꿈은 오늘이라고 한다. 오늘 꿈을 만났다. 단일화가 필요해 진다면 마지막 하루까지라도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