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상당부분 탈세, 뇌물 등 지하경제로 유입"
올해 6월말까지 시중에 풀린 5만원권 발행규모는 총 28조7981억원.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조세포탈, 뇌물 등으로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국세청 국정감사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탈세 주요수단인 현금거래에 대해 국세청이 감시할 수 있는 체제가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국세청이 2005년 12월~2009년 5월까지 총 10차례의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은 48%로 조사됐다. 고소득 자영업자 상당수가 수입 절반 정도를 신고누락에서 탈세했다는 얘기다.
이는 현행 세금 신고·납부 체계의 본질적인 한계점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
이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에 구축된 과세인프라는 사업자로부터 실물거래 증빙을 제출받아 서로 비교·검증하는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는데, 납세자가 자발적으로 성실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과세관청이 그 소득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탈세의 주요수단인 현금거래에 대한 감시체제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부 성형외과 등 고소득 자영업종의 현금거래 유도실태 및 고액 체납자의 미술품·골동품 현금거래에 비춰볼 때 여전히 우리사회에 탈세가 만연해있고, 현금거래가 탈세 주요수단으로 선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현금거래와 탈세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특히 시중에 상당 부분 풀린 5만원권 발행 잔액 상당수가 탈세 등으로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6월까지 시중에 풀린 5만원권 잔액은 모두 28조7981억원으로 1년만에 32.7%가 증가, 전체 화폐발행액의 57.3%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상반기 5만원권 화폐회수율은 66.4%로 1만원권(115.3%), 5000원권(95.4%)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중에 떠돌거나 숨겨져 있는 5만원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반증으로, 일부는 세금을 포탈한 검은 돈이나 뇌물 등으로 지하경제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와 협의해서 현금거래 추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FIU로부터 수집된 혐의거래정보(STR), 고액현금거래정보(CTR)등 자료를 국세청과 공유해서 탈세방지 및 체납액 징수 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현재 1일당 2000만원 이상의 현금거래, 1000만원·5000달러 이상 금융거래 중 자금세탁혐의가 의심되는 금융거래 자료는 모두 FIU가 수집·축적하고 있다.
이 의원은 "탈세수법이 직원, 친인척, 노숙자 차명계좌 등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데 현행 특정점포, 특정계좌 조회로는 지능적 탈세추적에 한계가 있다"며 "STR, CTR이 발생한 계좌는 탈세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집계계좌, 비자금 은닉계좌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탈세추적 핵심 단서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국세청-FIU 간의 정보공유 필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