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지 '마카오'에서 국내 신용카드를 통해서 현금이 유통되는 이른바 '카드깡'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해외 가맹점의 정보 입수 등 사실 확인이 어려워, 감시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박대동 의원(새누리당)은 9일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지난 5년 동안 마카오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현금 서비스 인출이 19만8000건(금액 기준 799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마카오에 대형 카지노가 2004년과 2007년에 개장한 뒤 한국인 관광객은 2003년 3만8000명에서 지난해 39만8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관세청이 연간 2만달러(약 2221만원) 초과 소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카오는 신용카드 현금 인출 상위 도시 중 7위로 집계됐다.
또 140만원 이상의 고액 결제 비중은 79%(평균은 28%)로 '카드깡'이 의심스럽다고 박 의원은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마카오 현지의 카지노 주변에 소재한 금은방에서는 홍콩달러 1만달러(약 144만원) 단위로 환전이 빈번하게 이뤄지는데, 이는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한 카드깡으로 추정된다. 마카오의 카드깡 수수료는 약 10~20% 수준에 달한다.
박 의원은 "통상 해외 관광객들이 출국 전 현금을 환전해 여행하거나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돼 있는데, 비싼 수수료 및 이자를 감수하면서 현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심각한 외화 유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법 거래 정보 등을 조사해 수사기관과 국세청에 통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마카오에서 일어나는 도박 자금의 불법 유통이나 카드깡 문제를 잘 알고 있다"며 "그런데 금융 당국 차원에서 막는 일이 쉽지 않으며 이는 세정 당국 및 수사 당국에서 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신용카드 불법 거래 감시 센터'의 제보 등을 통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카드깡을 엄격하게 감독하고 있다. 국내에서 카드깡이 적발된 건수는 1만3000건으로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21%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