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할당관세 제도의 관세감면 효과가 일부 대기업에게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은 8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할당관세가 재벌기업에게 세금을 덜 받는 숨겨진 '줄푸세 전략'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공받는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2012년 8월 사이 5년 동안 할당관세 혜택을 받는 전체 기업 중 7%인 대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전체 할당관세 수입량·수입금액의 약 60%를 차지했다.
정부가 추정하고 있는 2008년~2011년 사이 할당관세에 따른 세수감소분은 5조4400억원. 이에 따라 재벌기업들이 이 기간 관세 혜택을 추정하면 약 3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홍 의원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특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2008년 이후 대기업의 할당관세 혜택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기업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53%에서 2012년 67%까지 올랐으며, 수입액 또한 2008년 54%에서 2012년 71%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 의원은 또 할당관세로 인한 물가안정 효과도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 보도를 인용해 돼지고기 등 일부제품의 경우 수입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관세감면 효과는 일부 수입업자에게 치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부실한 할당관세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할당관세 대상과 감면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면밀한 분석과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정부는 여전히 객관적인 평가를 제시하시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할당관세가 시작된 1992년 이후 20년간 정부가 할당관세 효과 측정을 위해 맡긴 연구용역도 단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의원은 "할당관세가 재벌기업에게 세금을 덜 받는 숨겨진 줄푸세 전략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할당관세로 인하 물가안정 등 구체적인 평가 없이 제대로 된 관세율 및 품목설정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개선대책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