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현행법을 이용해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웅진홀딩스는 웅진그룹의 지주회사로, 자회사인 극동건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함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법원은 이르면 10∼11일 기업회생절차를 승인하고, 관리인을 선정할 전망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8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민주통합당)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워크아웃 직전 지배주주가 임원인 곳은 22개, 워크아웃 중 임원으로 재직 중인 곳은 13개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투명하게 하고, 경영진 책임을 강화하도록 현행 워크아웃 제도의 개선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 웅진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입했다가 이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일자, 지난 5일 사임한 바 있다.
또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 씨는 보유 중인 웅진씽크빅 주식 4만4781주(3억9863만9451원)를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 매각했고, 윤 회장의 친척 윤석희 씨와 조정현 웅진코웨이 상무 등은 웅진코웨이 주식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웅진그룹이 자회사 웅진씽크빅과 웅진에너지의 차입금을 상환한 사실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통합도산법)의 부인권(否認權) 행사 대상이 된다.
현행법상 파산 선고 전 파산자가 채권자에 손해를 미치면 관리인은 이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것.
만일 관리인에 의해 부인권이 행사되면 이 채권들이 회수되면서 원상회복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러한 행위는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부당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과 금융감독원은 이를 철저히 검사해, 경영진과 대주주의 책임을 밝히고,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웅진그룹 사태를 계기로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제어하기 위해, 기업 구조조정 제도를 개선했다.
현행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서 워크아웃 신청 주체를 채권단으로 확대하고, 'DIP'(Debtor in Possession, 관리인 유지) 제도가 채무 감면에 악용되지 않도록 대대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