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에 합의했다던 여야가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7일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가 돌연 취소한 것이다.
양도세는 연말까지 미분양주택 취득시 5년간 양도차익을 100% 감면하는 내용이며 취득세는 연말까지 취득하는 모든 주택에 대해 취득세율 50% 감면하는 내용이다.
여야는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이 법안을 통과시키로 했다. 다만 취득세 감면액은 정부에서 전액 보전하라는 것이 민주당의 전제조건이 있었지만 여야 모두 이 안에 합의했다는 것이 여야 관계자의 정설이었다.
여야 모두 이날 오전 기재위와 행안위에서 감면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돌연 민주당에서 0~2세 영유아보육 관련 지방자치단체 세수 부족분을 중앙정부가 전액 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던 여야의 협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민주당은 애초부터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안을 합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협상 조건으로 중앙정부의 영유아보육료 전액 지원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과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합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재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정부가 영유아 보육료 전액 지원하기로 해서 여야 정책위의장이 합의하기로 했다"며 "그런데 지난 13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협의를 하면서 세수부족분 6639억원 중 4351억원만 보전해주기로 하면서 협상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 우리는 내년도 예산안에라도 중앙정부가 보전해주지 않는 세수부족분을 반영하자고 했지만 새누리당에서 거부한다"고 말했다.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안과 영유아 보육료 보전과는 관계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감세정책을 하면서 40조원 정도의 지방재정 손실이 발생했다"며 "부자감세도 영유아 보육도 안했으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유아 보육료 문제가 왜 여기서 나오냐는 입장이다.
기재위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나성린 의원은 "원래 저번주에 다 합의했었다"며 "우리는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분을 지방정부에 다 보전해 준다고 했는데 왜 민주당에서 상관도 없는 영유아 보육료를 보전해달라고 하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민주당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니까 우리는 안된다고 했다"며 "오늘 오전에 했던 여야 정책위의장 협의도 결렬됐다. 다음에 언제 만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여야 정책위의장과 기재위 간사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경에 만나 한 시간 가량 의견을 나눴으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날 기재위 전체회의는 파행된 채 향후 일정을 잡지 못했다. 행안위는 오는 20일 해당 법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여야 모두 접점을 찾지 못해 행안위도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