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반대로 재정위 계류결정
재정부 "추가 협의 이어갈 것"
당정 합의로 내년부터 추진하고자 했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입법안이 법안 심사 전부터 '제동'이 걸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당의 반대로 상임위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계류'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상임위 계류결정으로 조세소위로 법안이 회부되지 못하면 법안 심사가 어려워져 사실상 본 회의 회부가 불가능하다. 쉽게 말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는 셈이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법안을 조세소위에 회부시키지 않고 상임위 계류 결정을 내렸다.
이날 야권 의원들은 정부의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 입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조세소위에 곧바로 상정하지 말고 전체회의에 계류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민주통합당 윤호중 의원은 "도입된 이후에 제대로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양도세 중과제도의 폐지 법안이 올라와서 유감"이라며 "양도세 중과제도가 폐지되면 오히려 주택거래 활성화가 아닌 거래가 줄어들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부터 다주택자 중과제도가 폐지되면 올해 안에 집을 내놓으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걷어 들일 뿐만 아니라 사려는 사람들도 줄어들게 만들 소지가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보다 단기적으로 부정적 효과가 예측되기 때문에 반대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도 "(중과제도 폐지로)투기재현이 우려되고, 실제 효과검증도 되지 않은 제도를 곧바로 폐기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소위 상정 이전에 전체회의에 계류시켜 좀 더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는 한 번도 시행되지 않은 게 아니라 오랫동안 시행되어 왔다"며 "주택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다주택자가 매물을 빨리 내놓거나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이 주택을 매입해서 임대사업 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의원들을 설득했지만 결국 상임위 전체회의 심사문턱을 넘기지 못했다.
이번 상임위 계류결정이 곧 법안자체가 폐기된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국회 관계자는 "계류결정이 곧 법안 폐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후 개최될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법안을 소위로 회부하면 법안 심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계류결정의 여파는 상당히 클 전망이다.
특히 당정협의로 통과를 자신했던 정부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법안이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해서 조세소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위원회 절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19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여·야 모두 13명(새누리당 13명, 민주당 11명, 통합진보당 2명) 동수여서 야당의 이해를 구하지 못하면 소위 회부 자체가 어려워졌다.
18대 국회에서는 여당이 재정위 과반이 넘어 야당이 반대해도 숫자로 밀어붙일 수 있었지만, 19대에는 야권 의원들의 합의가 있어야 조세소위로 법안심사를 넘길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정치권과의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체회의에서 좀 더 심도 있는 토론이 있어야 된다는 야당의 의견이 있어서 이와 같은 결정이 나온 것 같다"며 "추가적인 토론을 통해 소위에 정상적으로 회부시켜 법안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