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전투적으로 뛰고 있는 민주통합당 유승희 의원(사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와 여성가족위를 맡고 있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지만 경제민주화에 관한 한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뛰고 있다. 바쁜 와중에도 경제민주화 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더구나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 정책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유종일 교수와는 한 가족이다. 유 의원의 시동생이 바로 유 교수. 가히 '경제민주화 집안'이라고 할 만하다.
최근에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경제민주화는 돌팔이 외과의사 처방"이라고 말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었다.
유 의원은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가진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암에 걸린 환자의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데 기존 암세포는 그대로 방치한 채 새로 생기는 암세포만 죽이자는 것과 같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어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재벌지배구조 근본에 대한 개혁"이라며 "반면 새누리당은 기존의 재벌지배구조는 인정하되 새로 발생하게 될 사안에 대해서만 규제하자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기존의 순환출자에 대해서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누리당은 신규 순환출자에 대해서만 금지해야 한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일부에서 경제민주화를 '재벌 때리기'로 보는 것에 대해선 "모두 다 함께 잘 살자는 측면에서 대기업도 희생할 것은 희생하자는 얘기"라며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70년대 개발시대 이래로 효율적이고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몇 개의 대기업 위주로 특혜를 주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및 일반서민들이 대신 많은 것을 희생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의 한 축인 조세정의와 관련해선 "대선까지는 여당이 조세개혁에 동참하는 시늉을 해도 대선이 끝난 후에는 입장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며 "그래서 정기국회 때 불합리한 조세감면을 정비하고 1% 슈퍼부자 증세를 통해 조세 공평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Q] 유 의원님이 대표로 있는 얼마 전 경제민주화 포럼 창립식이 열렸다. 경제민주화 포럼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국민의 삶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피폐한 상황이 되어 경제민주화가 민생이 됐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을 표방하면서 '747 공약'을 내놨으나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음. 그나마 세계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했다고 자랑하지만 국민이 체감하기에는 정부와 재벌만 극복했지 서민의 삶은 아직도 경제위기보다 후퇴한 IMF 수준이다. 다시 말하면 양극화가 극에 달했다는 것이고, 이대로 가면 모두가 공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위기의식을 여야가 다 느끼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포럼이 큰 관심을 받는 것 같다.
[Q] 새누리당에서도 경제민주화 논쟁이 한창인데, 새누리당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와 민주통합당이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무엇이 다른가.
[A] 새누리당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와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이 이렇게 경제민주화에 대해 당 차원에서 나름의 의지를 가지고 다룬다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의 핵심이 재벌지배구조 근본에 대한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새누리당은 기존의 재벌지배구조는 인정하되 새로 발생하게 될 사안에 대해서만 규제하자는 입장이다. 재벌지배구조 근본에 대한 개혁 의지와 중요도에서 기본적 관점의 차이가 있다.
민주통합당은 출자총액제한의 강력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기존 출자뿐 아니라 신규출자분에 대해서도 규제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존의 순환출자구조는 그대로 두고 신규순환출자분부터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흡사 암에 걸린 환자의 암세포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는데 기존의 암세포는 그대로 방치한 채 새로 생기는 암세포만 죽이자는 것과 같다.
[Q] 경제민주화를 소위 '재벌 때리기'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경제민주화는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A]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때리기가 아니라 이제 모두 다 함께 잘 살자는 측면에서 대기업도 희생할 것은 희생하자는 이야기다. 우리 모두 잘 알다시피 70년대 개발시대 이래로 효율적이고 빠른 경제성장을 위해 몇 개의 대기업 위주로 특혜를 주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및 일반서민들이 대신 많은 것을 희생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전기요금의 경우 산업진흥측면에서 기업에 할인 혜택을 주고 있는데 최근 3년간 전기요금 할인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곳이 삼정전자로 모두 3140억원에 달한다.
현행처럼 전기요금을 일괄적으로 할인율을 적용하는 구조에서는 전력 사용이 많은 대기업에 전기요금 할인 혜택이 집중되다보니 결과적으로 대기업이 특혜를 보는 구조가 된다. 다시 말해 상생을 위해 과거 일방적으로 받아왔던 재벌의 특혜를 줄이고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고자 대기업도 이제 나눌 건 나누자는 것이지 결코 단순한 대기업 때리기나 희생의 강요가 아니다.
[Q] 경제민주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조세정의’일텐데 우리나라 조세제도는 공평하다고 보는가.
[A] 조세의 형평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여당이 기득권 보호 차원이 아니라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조세개혁에 동참한다면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본다. 또 대선까지는 여당이 조세개혁에 동참하는 시늉을 해도 대선이 끝난 후에는 입장이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정기국회 때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은 재벌에 대한 불합리한 조세감면을 정비하고 소득세 기능을 정상화하자는 것이고, 1% 슈퍼부자 증세를 통해 조세 공평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이밖에도 대주주 주식양도차익 과세강화, 영세사업자 세부담 경감, 음성탈루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것이다.
[Q]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하반기에는 우리나라 경제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민주통합당은 추경을 요구하고 있다. 왜 추경을 해야 하나.
[A]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우리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지난해부터 예견돼 왔지만 정부가 안일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 새누리당의 추경 반대는 MB정부 내내 적자재정 운영해 와 놓고 내년에는 반드시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라는 것은 외형적 성과달성에 급급해 재정의 경기조정기능을 포기하겠다는 무책임한 행위다. 게다가 각종 민생파탄으로 인한 중산서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긴급생계지원대책이 필요한 만큼 추경편성이 필요하다.
[Q]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내수부진의 원인을 가계부채 등으로 꼽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A] 민생경제와 안정적인 국가경제 유지를 위해 가계부채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가계부채 문제 해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쟁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의 정부입장처럼 아직 관리할만한 수준이라는 안일한 자세로 대응하면 문제를 풀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우선적으로 가계부채에 대한 세밀한 실태 분석하고 관련정부기관 간 긴밀한 정책 공조를 통한 일관된 정책추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Q] 최근 영유아 무상보육 서비스 정책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 위기를 맞게 됐는데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A] 가장 큰 원인은 지자체가 예산집행을 하는데 있어 예산을 어디에 먼저 배치할 것이냐는 집행우선순위가 제대로 설정되지 못했고 지자체가 적재적소에 예산을 투입하지 못해 발생하는 세금 누수 등이 무상보육서비스 중단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난 총선을 치르면서 내 지역구인 성북구청 관련자들의 증언을 들어봤다. 그 결과, 무상보육서비스는 재원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지자체가 집행우선순위를 잘 조정하고 쓸데없이 나가는 비효율적 집행만 줄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