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국민의 든든한 노후대비 자금으로
오는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전면 개정
"당신은 지체할 수 있지만, 시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벤저민 프랭클린)
바야흐로 인생 100세 시대다.
인구 고령화와 은퇴 후 일자리 부족이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장수(長壽)가 반드시 '축복'이라고 말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됐다.
그러나 미래가 제대로 준비된 사람에게는 '흐르는 시간'도 결코 두려운 대상이 아니다.
노후대비만 잘하면 은퇴 후 남은 인생도 '제2의 전성기'로 만들어 즐겁게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2005년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고, 국민의 노후대비에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퇴직연금이 도입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처럼 활성화되려면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이에 <조세일보>는 퇴직연금의 이해부터 상품 설명, 운용 방법, 전문가 인터뷰까지 제도 전반을 심층적으로 다루고, 퇴직연금이 국민의 든든한 노후대비 자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은퇴 후 생활자금으로서 기능 강화 =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퇴직금은 이직이나 큰돈 필요 시 중간정산이 가능했고, 은퇴 후 일괄 지급에 따른 부작용도 상당 부분 발생했다.
예를 들어 퇴직금을 바탕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상당수의 근로자가 사업이나 투자 등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에 따라 노후대비 자금으로서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그동안 기업(퇴직연금 가입자)이 사내(社內)에 쌓았던 적립금을 금융회사(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기기 때문에 기업이 도산하더라도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떼일 염려가 적고, 좀 더 전문적으로 운용된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연금저축, 연금펀드, 연금보험)처럼 분할 지급이 돼 노후대비 자금으로 쓰일 확률도 높다.
정부는 올해 7월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근퇴법) 개정안을 시행,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중간정산받을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근퇴법 개정안에 따르면 ▲무(無)주택자의 주택 구입 ▲부양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개인 회생 혹은 파산 ▲천재지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퇴직급여를 한꺼번에 중간정산받을 수 없다.
□ 근로자 수 기준으로 '3분의1' 차지 = 그렇다면 퇴직연금은 어떻게 가입하고, 관리되는 것일까.
우선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금융회사가 맡아서 관리하며, 이를 기업(재무 담당 부서)이나 근로자가 직접 운용한다.
따라서 운용 실적에 따라 퇴직연금의 이자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재 57개 은행·보험사·증권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로 등록돼 있으며, 직원 수가 많은 대기업의 경우 여러 개의 사업자를 선정해 자유롭게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한다.
지난해 퇴직연금의 업권별 시장점유율은 은행 48.6%, 생명보험사 25.8%, 증권사 17.8%, 손해보험사 7.8% 순으로 은행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 수는 근로자를 기준으로 33% 이상이며, 대기업 근로자 위주로 가입돼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퇴직연금에서 소외된 실정이며, 이에 따라 근퇴법 개정안에서는 퇴직연금의 복잡한 가입 절차 등을 간소화하고, 신규 사업장이 1년 내 퇴직연금을 도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가입률을 높이도록 신규 사업장의 의무 가입을 추진하고, 퇴직연금 가입 시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거나 근로자 교육을 확대하는 등 활성화 방안을 계속해서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