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해 외국산 수입 물품을 백화점·매장 등 국내 판매 가격보다 다소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국제 전자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반입되는 국제특송화물 중 전자상거래 수입 물품은 올해 상반기에만 25만 1800건으로 집계,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 6200건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해외 인터넷쇼핑은 생산국 판매자로부터 소비자가 직접 원하는 물건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국경을 넘어 반입되는 수입물품인 만큼 관세 등 수입 세금을 피할 수는 없다.
국내 소비자들은 물품 가격에 더해 수입 세금까지 지불해야 하는 해외 인터넷쇼핑 특성상 국제특송화물에 붙는 '배송료'라도 조금이나마 줄이려, 한 번에 여러 개의 구입 물품을 함께 받을 수 있는 '묶음배송'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송료를 줄이려 신청한 '묶음배송'으로 최소 구입 가격의 20% 이상에 해당하는 내지 않아도 될 세금까지 부담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은 1개 당 구입 가격, 운송료, 보험료 등을 포함한 '과세 가격'이 15만 원을 넘지 않을 경우 한 푼의 세금도 부과되지 않고 전액 면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동일한 해외 인터넷쇼핑몰 판매자로부터 구입한 2개 이상의 물품이 같은 날 우리나라에 도착해 통관 절차를 거칠 경우에는 물건들의 구입 가격 등을 모두 합산한 금액을 과세 기준으로 삼아 면세 여부가 결정된다.
여러 개의 물품을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묶음배송으로 구입한 경우 물건 구입 가격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 과세기준이 되므로, 관세 등 세금을 내야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동일한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신발(13만 원)과 화장품(12만 원)을 같은 날 동시에 구입했더라도 각각의 제품이 우리나라 세관에 다른 날 도착해 통관된다면, 2개 물품 모두 과세 가격이 15만원 이하이므로 관세 등 수입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
반면 신발과 화장품을 다른 날 구입했더라도 묶음배송으로 우리 세관에 같은 날 도착해 통관 절차를 거친다면 과세가격은 25만 원(13만 원＋12만 원)으로 합산, 일정금액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해외쇼핑몰에서 여러 개의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라면 제품 1개당 과세 가격이 15만원보다 적은 경우 '묶음배송' 대신 각각의 물건이 나눠 배달되는 '분리배송'을 선택하는 편이 면세 혜택을 누리는데 유리하다.
소비자들은 국제특송화물 이용료 또한 금액이 만만치 않으므로 물품에 부과될 세금과 운송료를 꼼꼼히 비교한 뒤, 묶음배송과 분리배송 중 세금 및 부대비용이 가장 저렴한 배송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간이통관 대상 국제특송화물(15만 원 이상∼1000달러 이하)의 경우 일반적으로 20%의 세율이 적용되며 ▲신발·의류·장갑·벨트 25% ▲모피제품 30% ▲향수 및 방향용 화장품 35% ▲고급시계·귀금속 50% 등 품목별로 일정한 간이세율이 적용된다.
한편 1개의 사이트가 아닌 서로 다른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한 경우에는 여러 개의 제품이 우리나라에 같은 날 도착하더라도 관세 등 수입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같은 종류의 상품(화장품, 의류 등)이라면 전체 구입 가격이 합산돼 세금이 과세된다.
15만 원 이하 물품에 대한 면세 혜택은 구매자가 직접 사용하는 물건에 한해 적용되므로 타인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구입한 '상품'은 금액에 관계없이 세금이 부과되며, 세금 회피를 위해 타인명의로 분산 구매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