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물가상승 등 현실을 외면한 채 여전히 낮은 수준의 최저생계비만을 책정, 최저생계비 지원대상 사회 빈곤층을 더 빈곤하게 만드는 등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저생계비를 도입했던 2000년 4인 가구기준 93만원으로 책정된 최저생계비는 근로자가구 평균소득의 38.4%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최저생계비는 136만원으로 근로자 평균소득의 32%로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
최저생계비 상승률도 저조해 근로자 평균소득이 76.2% 오르는 동안 최저생계비는 46.8% 오르는 데 그쳤고, 최저임금이 2.86배 오르는 동안 최저생계비는 고작 1.71배만 올랐다는 설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26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8월 정부는 살인적인 물가 상승현실을 외면한 채 2012년도 최저생계비를 4인가구 기준으로 올해보다 불과 3.9% 인상된 149만원으로 발표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최저생계비는 공식적인 국민최저선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각종 복지제도의 선정 및 급여 기준이 돼 왔지만, 빈곤층의 주 소비품인 식료품이나 주거비 등의 물가상승률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전체 소비자물가만 반영해 책정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3%나 급등했고 올 8월까지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4.5%에 이른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또 고춧가루는 40.3%, 고구마 34.5%, 배추도 32.2% 오르는 등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8월보다 5.2% 올랐고, 주택 전세가도 5.1%나 올라 지난 2003년 이후 상승률이 가장 높은 상황이라는게 주 의원의 설명.
주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단순히 지난 1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만 반영해 최저생계비를 책정했다"며 "최저생계비의 비복인 식료품비가 37.7%, 주거비가 15.8%로 이 두 가지만 해도 53.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이 오르는 만큼 최저생계비가 오르지 않고 있어 상대적 빈곤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난 2000년에 최저임금이 시급 1600원에서 2012년 4580원으로 2.86배 오르는 동안 최저생계비는 32만 4000원에서 55만 3000원으로 겨우 1.71배 오르는 데 그쳤다"고 최저생계비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앞으로 이 같은 방식으로 계속 최저생계비를 책정할 경우 우리 사회의 빈곤층은 더 빈곤해질 수밖에 없다"며 "복지부의 최저생계비 계측방식과 비계측년도 인상률에 대해 개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