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장관 "서민 어려움 덜고, 재정건전성 확립"
백운찬 세제실장 "EITC, 일감몰아주기 등 비중 있게 다뤄"
기획재정부는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2011년 세법개정안' 세부내용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앞선 지난 2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임종룡 제1차관(현 국무총리실장), 백운찬 세제실장은 기자 브리핑을 갖고 올해 세법개정안의 개정 취지 및 정부의 입장, 제도 시행배경 등을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번 세법개정안과 관련 "글로벌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서민·중산층 지원을 유지·확대하고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비과세 감면 등을 정비해 과세기반을 넓혀 재정건전성을 조기에 회복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전반적으로 민간에 활력을 높이고 성장잠재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문 간 격차를 완화하고 시장경제가 지닌 취약점을 보완하는 조세의 역할에 중점을 뒀다"며 "서민의 어려움을 덜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일하는 복지'에 방점을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백운찬 세제실장은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는 특히 EITC(근로장려세제), 일감몰아주기, 임시투자세액공제 부문을 비중 있게 다뤘다"며 "글로벌 경기상황 및 공정사회 구현의 정책목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정부는 세법개정안을 공식 확정하는 7일 오전 긴급 당정회의를 갖고 소득세와 법인세 추가감세부분에 대해 수정안을 마련, 이에 대한 해명브리핑도 가졌다.
백 세제실장은 "글로벌 재정위기 등을 감안해 재정건전성 제고의 필요성이 있고,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복지확대의 필요성을 감안해 추가감세 부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2011년 세법개정안과 관련한 백 세제실장과의 일문일답.
■ 비과세 감면 정비된 사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올해 일몰이 돌아오는 42개 조항 중 10개를 폐지했고, 그대로 연장되는 것이 30개, 축소 연장되는 것이 2개다. 연장되는 제도 대부분이 중소기업·농어민 관련 지원제도다.
한편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여수세계박람회 세제특례 등 한시적 지원제도는 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폐지된다.
■ 임시투자세액공제 폐지에 따른 세수효과는 얼마로 추산하고 있나.
-임시투자세액공제만 놓고 보면 지난 5년 평균 2조1000억원 감세 효과가 나왔다. 이 부분이 고용창출투자로 어느 정도 전환되는지가 문제인데 현재 약 9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 두 부분 차이를 세수효과로 볼 수 있다.
■ 외화채권 증세방안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입안했나.
-세수보다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효과와 원화채권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했다.
■ 세법개정안 발표를 미루면서 국제사회의 위기대응상황과 대통령이 제안한 '공생발전' 등을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와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마련된 제도가 있나.
-최근 유럽, 미국 등이 재정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살피고 우리도 그에 걸맞게 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공정사회 측면에서도 좀 더 제도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없는지 전체적으로 다시 검토했기 때문에 평년에 비해 일주일 가량 (발표가) 늦어졌다.
예컨대 EITC 제도의 경우 지금보다 상당히 많이 확대됐고, 일감몰아주기 과세방안은 공정사회를 조금 더 앞당기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든 것이다. 다만 이런 제도 한 두개 때문에 발표를 연장한 것은 아니며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다.
■ 가업상속공제 한도 상향에 따라 혜택을 받는 기업 수는 얼마나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가. 또 EITC 확대로 인한 예산규모는 얼마로 추정하고 있나.
-현행법상 상속세는 상속자가 사망해야 추징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실제 금액은 정확하게 추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자산규모 500억원 이하의 법인은 현재 8116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EITC는 제도 확대로 2500억원 정도의 예산이 추가로 들어갈 전망이다. 법이 개정되면 연간 6500~7000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26~27만 가구 정도 되는 무자녀가구 지원 추가 등으로 약 70~80만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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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감몰아주기 과세방안으로 1000억원 정도를 세수입으로 예상했는데 근거가 있을 것 같다. 몇 개 기업에 적용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나.
-대기업 집단 가운데 알려진 몇 개 기업을 샘플로 잡아서 합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이 적용될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언론 등에서 거론됐던 손에 꼽히는 기업 몇 군데의 매출, 거래액 등의 자료를 검토해서 과표 계산식을 만들고, 거기에 여러 가지 가정을 추가해서 산정했기 때문에 실제 몇 개 기업에 적용된다고 당장 말하기 어렵다.
■ 일감몰아주기 적용기준(거래비율 30%, 주식보유 비율 3%)을 만든 배경은 무엇인가.
-지난번 공청회에서 여러 의견을 받았다. 일부에선 주식가치 상승분에 과세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소득세로 과세하자는 말도 있었다.
제시된 의견들을 검토한 결과 '영업이익'에 과세하는 것이 가장 나은 방법이며 기업들이 (과세를)회피할 가능성도 가장 낮다는 생각이다.
주식평가 과세의 경우 특정연도에 주변 경제 상황에 따라 주식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해당 기업이 일감을 계속 몰아줘도 과세가 안 되는 부분도 있고, 주가 자체가 매입·매도에 따라 시세조작이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에 과표를 확정짓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거래비율 30% 기준은 현행 상증세법 등의 부당행위계산부인 등을 참고했고, 주식보유비율 3%는 대주주 지분 기준으로 그 이하에 과세하는 것은 소액주주 보호차원에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기존 제도 등과의 충돌가능성까지 고려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설계했다. 일부에서 소급과세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제도 도입 후 앞으로 정화한다는 차원에서 적용하지 않았다.
■ 일감몰아주기 세율은 기존 증여세율이 적용되는가. 또 최근 정몽구 회장이 글로비스 주식을 해비치 재단에 증여하고 있는데, 제도가 도입되면 이런 부분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가.
-제시된 일감몰아주기 과표를 기준으로 기존 증여세 세율이 적용된다. 과세 대상은 주식보유 비중(3%)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제도 시행 이후 이 비율을 충족하고 있지 않다면 과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는 포함이 안 됐는데 배경은 무엇인가. 또 장기보유특별공제만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처음부터 폐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올해 양도세 중과폐지가 안 들어간 이유는 현재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상태이며 내년 말까지 효과가 있기 때문에 내년에 가서 세율 부분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장기보유특별공제의 경우 현재 시장에서 거래가 침체된 원인 중 가장 큰 것이 이 부분이라는 의견들이 많아서 반영하게 됐다.
■ 국세청이 이미 체납징수 민간위탁 관련 연구용역을 조세연구원에 발주했고, 그 결과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결과를 보고 받았는가. 재정부와 협의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
-체납정리는 공평과세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10~20만원의 소액체납자까지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일정 금액 이상만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해서 체납징수 하도록 했다.
최소한 영세민에게 피해 안 가도록 고액 체납 위주로 (민간위탁)하겠다.
조세연구원의 용역결과는 소득세를 중심으로 시범실시하자는 것이었으며, 세무학회는 제도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두가지 결과 모두 지난주에 나왔기 때문에 개정안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2011년 9월7일 오전 당정협의 이후 추가 브리핑]
■ 세법개정안을 최종 확정하는 세제발전심의위원회의를 앞두고 갑자기 소득세와 법인세의 추가감세부분에 변화가 생겼다. 어떤 내용인가.
-오늘 아침 7시30분부터 당정협의를 했다.
다른 부분에서는 큰 이견이 없었고,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인하부분에 대해서 토론이 있었다. 그 결과 글로벌 재정위기 등을 감안해서 재정건전성 제고의 필요성이 있고, 서민·중산층 복지재원 확대의 필요성, 유망한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 하에 다음의 사항을 세법개정안에 추가하기로 했다.
법인세 중간세율 구간을 신설, 대기업에 주로 적용되는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중간세율 구간은 예정대로 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중간세율구간에 대해) 당에서는 100억원 이상에 대해 22%(현행세율)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정부는 500억원 초과에 대해 22%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500억 초과면 100억원 초과로 하는 것과 세수차이가 4000억원이 난다. (100~500억에) 해당되는 기업만 1100개 기업이 된다.
이 부분은 오늘 결론이 당장은 나지 않았고, 추가로 당정간의 협의를 통해 조율할 것이다. 일단은 정부안이 기준이다.
소득세 최고세율 부분은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감세를 하지 않고) 현행대로 35%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 법인세 과표 500억원 이상이면 해당되는 기업이 몇 개인가?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500억 초과 기업이 한 370~400개 정도 되는 것으로 본다.
■ 감세기조 유지한다는 소신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인가.
-재정건전성이라든지 복지 재원수요 증가 등을 감안해서 협의가 이뤄진 것이다.
법인세 부분에 대해서 500억 원 중견기업까지는 다 예정대로 세율이 인하되고, 대기업은 현행대로 유지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세율을 낮춰 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여러 가지 글로벌 재정위기에서 재정건전성이 필요하고, 복지재원 마련 등의 측면을 강조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합의가 도출된 것으로 안다.
■ 일감몰아주기 과세방안도 당과 이견이 있다고 하는데?
-일감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정부안은) 특수관계법인을 30% 이상 지분을 가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부분은 시행해가면서 점차 축소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당의 의견이다.
30%를 20%로 해서 과세대상 범위를 늘리자는 당의 의견이 있었는데, 시행초기이기 때문에 30%로 가고, 성과를 봐가면서 범위를 확대하자는 쪽으로 얘기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