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국가기관"…당초 입장 철회-논란 예상
내년부터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도 증권거래세 과세대상으로 전환된다.
기획재정부는 23일 우정사업본부를 증권거래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은 2010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사모펀드에, 올해부터 공모펀드와 연기금(국가관리기금 포함) 등에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를 과세대상으로 전환한 것은 기존 개인 및 기관투자자와의 과세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
재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적잖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취해 온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영등포세무서)은 올해 초 국민연금공단이 '증권거래세 반환에 대한 이의신청'을 기각시키는 과정에서 "우정사업본부는 증권거래세 비과세 대상 국가기관이다"라고 규정했었다.
당시 연금공단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증권거래세가 비과세된다'는 세법 조항을 근거로 '연금공단이 우정사업본부와 같은 국가기관'이라고 주장하며 부과된 증권거래세를 반환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재정부도 "우정사업본부는 국가기관에 속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기관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렸다.
우정사업본부는 지경부 소속으로 특별회계를 통해 자금을 지원 받고 있는 만큼 증권거래세법상의 국가기관이지만, 국민연금공단은 보건복지가족부와 같은 기관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재정부의 논리였다.
그러나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재정부의 입장은 180도 선회했다.
우정사업본부의 주식투자는 우정사업본부가 사법상 계약 주체로서 사인(私人)과 다름없는 지위에서 행한 행위이기 때문에 증권거래세를 과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몇 개월 사이 입장을 바꾼 재정부의 과세방침을 우정사업본부가 순순히 수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증권거래세는 '거래세'이기 때문에 과세형평성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비과세 대상을 축소해나가자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도 증권거래세 과세대상에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정부는 국민연금공단 등 국가관리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 과세를 증권거래세법에 명확히 명시, 논란의 '싹'을 제거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지난해 말 국세예규심사위원회를 열어 국가재정법에 따라 설치된 기금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기로 결정, 그동안 법 규정 없이 예규에 의해 세금을 부과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