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개 팔기와 묶음 팔기

최근, 불황으로 인하여 소비자들의 구매는 점차 보수적인 성향을 띄면서 가급적 필요한 재화만을 저렴하게 구입하려고 한다. 이러한 추세에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서 여러 가지의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는데, 그 중 하나가 묶어팔기(번들링, bundling)이다. 

번들링(bundling)이란 둘 이상의 재화를 하나로 묶어서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 패키지 상품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패스트푸드점의 세트 메뉴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재화가 패키지전략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서의 재화는 대체재와 보완재로 나눌 수 있으며 패키지전략에 적합한 재화는 대체자가 아닌 보완재이다. 대체재란 서로 같은 효용을 얻을 수 있는 경쟁재를 의미하고 그 예로 밥과 빵을 들 수 있으며, 보완재는 서로 다른 재화가 함께 소비됨으로써 효용을 얻을 수 있는 재화를 의미하고 그 예로 커피와 크림을 들 수 있다. 대체재보다 보완재인 경우에 패키지전략이 효과적인 이유는  보완재의 경우 두 재화를 동시에 소비하여야 효용을 더 많이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패키지전략을 사용하였을 때 유용성에 대해서 다음의 사례를 통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사례연구]

갑과 을은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한 음식을 구입하고자 한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콜라를 판매하고 있으며, 갑은 햄버거는 1,300원에 콜라는 1,000원에 구입할 의향이 있으나, 을은 햄버거는 1,000원에 콜라는 1,300원에 구입할 의향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패스트푸드점 입장에서 개별판매와 패키지 판매 시의 이익을 각각 산출하면 다음과 같다.

1. 개별판매의 경우
(1)햄버거와 콜라의 가격이 각각 1,300원인 경우
갑은 햄버거만 구입하고 을은 콜라만 구입하여 총이익은 2,000원이 될 것이다.


(2)햄버거와 콜라의 가격이 각각 1,000원인 경우
갑과 을은 햄버거와 콜라 모두 구입할 의사가 있으므로 총이익은 4,000원이 될 것이다.


2. 패키지 판매의 경우
만약,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콜라의 패키지 상품을 2,300원에 판매한다면 갑과을 모두 패키지를 구입할 것이다. 따라서,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이익은 총 4,600원이 될 것이다.


즉, 패키지로 판매한다면 갑과을 모두 패키지를 구입하게 되어 총 4,600원의 수익을 얻게 되어 개별판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끼워팔기(tie-in sale)가 있다. 끼워팔기란 잘 팔리지 않은 재화나 소비자가 구매하기 꺼려하는 재화를 판매가 잘 되는 재화와 함께 판매하는 전략으로서 재고소진이나 기존제품 철수 전략 시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엄 윤의 원가묘수]

오늘날의 시장은 소비자중심이다. 따라서, 기업은 한순간도 소비자들의 구매성향과 구매욕구를 간과할 수 없으며, 더욱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시대에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는 극심한 경쟁에서 생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기업들은 기존의 가격과 원가전략 이외에 기업의 수익창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전략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으며, 그 중 하나인 패키지전략 또한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소비자의 요구가 잘 반영된 패키지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효용을 동시에 만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마케팅 수단의 하나라고 볼 수 있으나 일부 기업들의 상술로 인하여 소비자들로 하여금 외면을 당하는 패키지 사례도 종종 볼 수 가 있다.

예를 들어, 패키지 가격이 개별제품 가격의 합계보다 오히려 상회한다든지, 아니면 패키지화하면서 용량을 줄이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방법은 단기적인 수익창출에는 도움이 될지라도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측면에서 볼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결과를 가져올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