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이 올라도 보통 올랐습니까. 출퇴근만 해도 한 달에 몇 십 만원씩 드는데, 요즘은 기름 값 무서워 아예 차를 끌고 나오지 않습니다. 사고위험도 크게 줄었는데 이럴 때 자동차보험료라도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영등포 시민 L씨.
"기름 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우리 회사직원들은 같은 거리를 운전해도 기름이 덜 들게 하는 연비절약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연비를 줄이려면 규정속도 준수는 필수이고, 사고위험도 줄어드니 일석이조 효과죠."-경기도 일산의 직장인 S씨.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름 값 상승으로 자동차 통행량이 감소해 사고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연비절약 운동에 따른 사고위험이 줄어들어 자동차 보험회사들이 때아닌 '횡재'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자동차 보험회사들은 금융감독원 대책에 따라 오는 9월부터는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해 비상급유서비스를 받는 고객으로부터도 실제 연료비를 받을 수 있게 돼 고유가 시대 최고 호황을 맞는 업종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10조5000억원의 돈을 풀어 서민들에게 유가보조금을 주는 것과 발맞춰 최대 수혜자인 자동차보험회사들도 사고위험 감소 폭에 맞춰 보험료를 낮추는 등 서민들과 함께 고통 분담을 해야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만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자동차 보험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보험료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차고에 자동차가 서있는 날이 많아진 만큼 자동차보험료는 낮춰져야 하는 걸까. 고유가 시대를 맞아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서민들의 바람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보험사들의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기름 값 고통…"모르는 사람 있나요?" =한 중소기업에서 세일즈를 하고 있는 직원 L씨는 요즘 회사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발 품을 많이 팔면 그만큼 더 팔리겠지 믿었던 L씨는 점심식사도 걸러가며 하루종일 거래처를 남들보다 더 뛰어다니지만, 초라한 영업실적과는 달리 회사로 청구해야 하는 기름 값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
L씨는 "요즘은 일주일에 20만원 가량이나 회사에 기름 값을 청구하게 된다"며 "기름 값이 무섭다 보니 출퇴근을 위해 사용하는 자가용은 집에 마냥 세워둔 지 오래됐다"고 소개했다.
서대문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는 K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는 "요즘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며 "자가용은 아이가 병원을 가거나 노부모를 모실 때만 잠깐씩 이용할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H씨는 "회사로 출근하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고유가를 무릅쓰고 출퇴근용으로만 자가용을 운행하고 있다"며 "기름 값이 더 오르면 힘들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고, 직장인들끼리 카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교통량 얼마나 줄었나 =도로교통연구원 관계자는 "매년 고속도로가 확장되기 때문에 통행량은 매년 증가하게 돼 있다"며 "최근에는 유가 급등에 의해서인지 고속도로가 확장된 것에 비해선 통행량 증가추세가 눈에 띄게 정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하루 자동차 통행량은 260만대∼390만대. 월별로 환산했을 때 지난 6월 통행량은 9500만대로 전년 동기 1억500만대보다 1000만대가 줄어들었다. 6월 화물연대 파업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통행량이 감소한 것.
또 지난 5월에는 1억700만대로 전년 동기 1억600만대보다 약 100만대가 더 늘어났을 뿐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확장돼 매년 통행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통행량이 늘어나지 않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유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자동차보험료는 사고위험에 비례하는 것 아닌가요 =트라제 2200cc를 소유하고 있는 운전 경력 15년째인 52살의 무사고 운전자 L씨는 H자동차 보험에 일년에 5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내고 있다.
그는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많은 벌금을 무는 것으로 안다"며 "의무적으로 가입을 해야하니 보험은 들었지만, 사실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름 값이 무서워 자동차를 집에서 놀리고 있다는 한 시민은 "차를 운행하지도 않는데 보험료부담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부당한 것 아니냐"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라도 보험료를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가보조금 지급으로 정부가 10조5000억이나 쓴다지만 언제 지급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선 보험료라도 현실화시킨다면 서민들의 주름살이 당장 펴지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또 다른 시민은 "오는 9월부터 긴급서비스를 통한 비상급유때 보험사들이 기름 값을 받는 것으로 안다"며 "차 사용은 줄어드는데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실질 보험료가 늘어나는 격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기름 값이 너무 오르다 보니 우리 회사직원들은 같은 거리를 운전해도 기름이 덜 들게 하는 연비절약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연비를 줄이려면 규정속도 준수는 필수이고, 사고위험도 줄어드니 일석이조 효과죠."-경기도 일산의 직장인 S씨.
최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기름 값 상승으로 자동차 통행량이 감소해 사고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연비절약 운동에 따른 사고위험이 줄어들어 자동차 보험회사들이 때아닌 '횡재'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특히 자동차 보험회사들은 금융감독원 대책에 따라 오는 9월부터는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해 비상급유서비스를 받는 고객으로부터도 실제 연료비를 받을 수 있게 돼 고유가 시대 최고 호황을 맞는 업종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10조5000억원의 돈을 풀어 서민들에게 유가보조금을 주는 것과 발맞춰 최대 수혜자인 자동차보험회사들도 사고위험 감소 폭에 맞춰 보험료를 낮추는 등 서민들과 함께 고통 분담을 해야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만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자동차 보험업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보험료를 낮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차고에 자동차가 서있는 날이 많아진 만큼 자동차보험료는 낮춰져야 하는 걸까. 고유가 시대를 맞아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서민들의 바람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보험사들의 속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기름 값 고통…"모르는 사람 있나요?" =한 중소기업에서 세일즈를 하고 있는 직원 L씨는 요즘 회사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발 품을 많이 팔면 그만큼 더 팔리겠지 믿었던 L씨는 점심식사도 걸러가며 하루종일 거래처를 남들보다 더 뛰어다니지만, 초라한 영업실적과는 달리 회사로 청구해야 하는 기름 값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
L씨는 "요즘은 일주일에 20만원 가량이나 회사에 기름 값을 청구하게 된다"며 "기름 값이 무섭다 보니 출퇴근을 위해 사용하는 자가용은 집에 마냥 세워둔 지 오래됐다"고 소개했다.
서대문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는 K씨도 상황은 마찬가지. 그는 "요즘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을 한다"며 "자가용은 아이가 병원을 가거나 노부모를 모실 때만 잠깐씩 이용할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H씨는 "회사로 출근하는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고유가를 무릅쓰고 출퇴근용으로만 자가용을 운행하고 있다"며 "기름 값이 더 오르면 힘들더라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고, 직장인들끼리 카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교통량 얼마나 줄었나 =도로교통연구원 관계자는 "매년 고속도로가 확장되기 때문에 통행량은 매년 증가하게 돼 있다"며 "최근에는 유가 급등에 의해서인지 고속도로가 확장된 것에 비해선 통행량 증가추세가 눈에 띄게 정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하루 자동차 통행량은 260만대∼390만대. 월별로 환산했을 때 지난 6월 통행량은 9500만대로 전년 동기 1억500만대보다 1000만대가 줄어들었다. 6월 화물연대 파업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통행량이 감소한 것.
또 지난 5월에는 1억700만대로 전년 동기 1억600만대보다 약 100만대가 더 늘어났을 뿐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확장돼 매년 통행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통행량이 늘어나지 않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유가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자동차보험료는 사고위험에 비례하는 것 아닌가요 =트라제 2200cc를 소유하고 있는 운전 경력 15년째인 52살의 무사고 운전자 L씨는 H자동차 보험에 일년에 50만원에 달하는 보험료를 내고 있다.
그는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많은 벌금을 무는 것으로 안다"며 "의무적으로 가입을 해야하니 보험은 들었지만, 사실 보험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름 값이 무서워 자동차를 집에서 놀리고 있다는 한 시민은 "차를 운행하지도 않는데 보험료부담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부당한 것 아니냐"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라도 보험료를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가보조금 지급으로 정부가 10조5000억이나 쓴다지만 언제 지급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선 보험료라도 현실화시킨다면 서민들의 주름살이 당장 펴지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또 다른 시민은 "오는 9월부터 긴급서비스를 통한 비상급유때 보험사들이 기름 값을 받는 것으로 안다"며 "차 사용은 줄어드는데 결과적으로 서민들의 실질 보험료가 늘어나는 격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