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세제 개편방안에 오히려 관심 집중될 듯
재정경제부가 1일 발표한 2004년 세법 개정안은 기업과 근로자들의 세부담 완화가 중추를 이루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투자·소비 살리기용' 세제 정책들을 쏟아낸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규모 세법 개정안도 같은 흐름을 잇고 있다.
경기회복을 세제상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부의 노력이 곳곳에 배어난 세법 개정안이지만 최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서 연이어 터지고 있는 대규모 '감세(減稅)'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 목소리에 밀려 다소 빛이 바랜 모습이다. 그만큼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세제 개편안에 비해 '임팩트' 가 부족한 것이 사실.
유가급등 등의 여파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과 근로자들 즉, 납세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세부담 완화정책은 대환영할 일이나 국가 재정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보라는 또 다른 숙제를 스스로 만든 인상이 짙다.
정부도 이번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감세요구는 증가하고 세출소요 또한 증가되는 극단적 재정여건 하에서도 세율인상 등 세부담을 증가시키는 세법 개정은 곤란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조세정책을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세법 개정안의 전체적인 구도는 어려운 재정여건이 지난해부터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조세제도의 원칙으로 세웠던 정부로 하여금 '넓은 세원' 은 포기하고 현행과 다를 바 없는 세원하에 '낮은 세율' 만 선택하도록 하는 결과를 나았다는 지적이다.
■ 기업·근로자 세부담 완화, 어떤 내용 들어있나
기업·근로자에 대한 세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대기업들의 최저한세율을 인하해 준 대목이다.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5%에서 13%로 인하해 표면적으로 2%만큼 세금을 경감, 투자유인을 마련해 준 것. 그러나 과표 1000억원 이하에만 13%를 적용하고 1000억원 이상분에 대해서는 15%를 그대로 적용하는 부분적인 '감세' 조치만 단행했다.
연결납세제와 파트너쉽 과세제도 도입 무산에 따른 대체입법안들을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지급 받는 배당소득은 비과세하고(연결납세제 대체입법안), 소득도관에 불과한 인적회사가 파트너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법인단계에서 비과세하고 파트너 단계에서 소득세로 과세하는(파트너쉽 과세제 대체입법안)방안이 핵심.
그러나 이 법안들의 대체입법에 따라 사실상 수 년간 도입이 검토돼 왔던 연결납세제와 파트너쉽 과세제도 입법은 완전히 백지화된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감면을 통한 물류기업 지원과 법인 본사의 지방이전시 법인세 감면율을 확대한 조치, ERP(전사적 기업자원관리)시스템 도입기업에 대해 세원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대신 늘어나는 세부담에 대해서는 일정기간(2년)동안 세금을 감면해주고 세무조사에서도 제외해주는 조치도 기업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지원책들이다.
근로자 세부담 완화에도 신경을 썼다. 근로자들의 표준공제액을 100만원으로 올리고(현행 60만원), 퇴직연금제 도입에 따른 과세우대제도 신설, 근로자 자비부담 직업훈련비용 전액 소득공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해 근로자 세부담을 크게 완화해 준 것과 달리 이번 세법 개정안은 다소 완화폭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역모기론 상품활성화를 위한 장기저당담보주택에 대한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를 부여한 것, 5·18민주화운동 부상자,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등도 가입한도 3000만원인 생계형 세금우대저축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눈에 띄는 세제 개편안들이다.
■ 정치권 세제 개편안에 '빛 바랜' 정부 개편안
30일 그동안 감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해 온 열린우리당이 그간의 입장을 바꿔 '귀를 확 트이게' 할 만한 감세안을 내놓아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과의 치열한 '감세경쟁'을 벌일 태세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30일 밝힌 감세안은 근로소득세율 1%인하(현행 9%, 18%, 27%, 36%→8%, 17%, 26%, 35%), 10%·15%씩 적용되는 이자, 배당소득 원천세율 1%인하, 중소기업 특별세 감세폭 2배 확대, 유류교통세 인하 등 '굵직 굵직' 것이 많다.
이에 앞서 발표된 한나라당의 감세안은 이보다 한 발짝 더 앞서간 형국이다. 소득세율을 향후 2∼3년에 걸쳐 3% 낮추는 한편 소득세 과세표준도 최고 30%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치성 제품의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고 자동차 특별소비세에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가장 큰 세원 중 하나인 법인세 부분을 건드린 것도 눈에 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법인세 인하를 올해 1월부터 소급적용하고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추가로 인하해 중소기업은 8%, 대기업은 12%로 각각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
결과적으로 여·야가 쏟아낸 '무지막지한' 감세정책이 납세자의 입장에서 더 관심이 끌린다는 면에서 정부의 이번 세법 개정안은 다소 빛이 바랜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정치권 양대 진영이 내놓은 감세정책은 정부로서는 '손 대기 어려울 만큼' 막대한 세수감소를 초래하는 것들이어서 입법부를 설득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경제여건에 치여 희미해진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모토로 잡았다. 과세대상을 넓히는 대신 세율을 낮게 잡아 조세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복안이었던 것.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걸쳐 정부가 내놓은 각종 세제정책들의 면면을 볼 때 정부가 세운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이 다소 희미해진 인상이 짙다. 지난해 경우 '총선'으로 인해 폐지를 추진했던 각종 감면조항들이 명맥을 이어나가고 뜻하지도 않았던 감면제도들이 생겨나 세법이 '누더기'처럼 되는 결과를 낳았었다.
원인이야 다르지만 올해 상반기를 통해 정부가 내놓은 세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부양한다는 명분아래 또 다른 감면제도(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 고용창출형 창업기업 세금감면)들이 신설되고 또 기존에 운용 중이던 제도의 혜택범위를 늘리는 등의 조치가 취해진 것.
세원은 한 뼘도 늘리지 못한 채 세율만 하향 조정하거나 감면폭을 늘려주는 방향의 세제 개편이 주류를 이루면서 정부가 세웠던 원칙이 다소 무색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가 정부의 '원칙고수' 에 장애물이 된 셈이다.
그러나 면세금지금 거래, 종교·학술단체 등 기부금 소득공제 제도 및 금융기관 근로자 연말정산 관련 자료보관·제출 의무화 등 그동안 '탈세의 온상' 이라고 인식되던 부분들에 대한 관리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은 정부가 눈에 확 띄지 않는 세세한 부분에서의 '세원 확보'를 노린 조치들로 풀이된다.
재정경제부가 1일 발표한 2004년 세법 개정안은 기업과 근로자들의 세부담 완화가 중추를 이루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투자·소비 살리기용' 세제 정책들을 쏟아낸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규모 세법 개정안도 같은 흐름을 잇고 있다.
경기회복을 세제상 뒷받침하기 위한 행정부의 노력이 곳곳에 배어난 세법 개정안이지만 최근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서 연이어 터지고 있는 대규모 '감세(減稅)'를 골자로 한 세제 개편 목소리에 밀려 다소 빛이 바랜 모습이다. 그만큼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정치권에서 쏟아내는 세제 개편안에 비해 '임팩트' 가 부족한 것이 사실.
유가급등 등의 여파로 스테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과 근로자들 즉, 납세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세부담 완화정책은 대환영할 일이나 국가 재정을 생각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보라는 또 다른 숙제를 스스로 만든 인상이 짙다.
정부도 이번 세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감세요구는 증가하고 세출소요 또한 증가되는 극단적 재정여건 하에서도 세율인상 등 세부담을 증가시키는 세법 개정은 곤란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조세정책을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세법 개정안의 전체적인 구도는 어려운 재정여건이 지난해부터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조세제도의 원칙으로 세웠던 정부로 하여금 '넓은 세원' 은 포기하고 현행과 다를 바 없는 세원하에 '낮은 세율' 만 선택하도록 하는 결과를 나았다는 지적이다.
■ 기업·근로자 세부담 완화, 어떤 내용 들어있나
기업·근로자에 대한 세부담 완화를 골자로 한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대기업들의 최저한세율을 인하해 준 대목이다.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5%에서 13%로 인하해 표면적으로 2%만큼 세금을 경감, 투자유인을 마련해 준 것. 그러나 과표 1000억원 이하에만 13%를 적용하고 1000억원 이상분에 대해서는 15%를 그대로 적용하는 부분적인 '감세' 조치만 단행했다.
연결납세제와 파트너쉽 과세제도 도입 무산에 따른 대체입법안들을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지급 받는 배당소득은 비과세하고(연결납세제 대체입법안), 소득도관에 불과한 인적회사가 파트너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법인단계에서 비과세하고 파트너 단계에서 소득세로 과세하는(파트너쉽 과세제 대체입법안)방안이 핵심.
그러나 이 법안들의 대체입법에 따라 사실상 수 년간 도입이 검토돼 왔던 연결납세제와 파트너쉽 과세제도 입법은 완전히 백지화된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감면을 통한 물류기업 지원과 법인 본사의 지방이전시 법인세 감면율을 확대한 조치, ERP(전사적 기업자원관리)시스템 도입기업에 대해 세원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대신 늘어나는 세부담에 대해서는 일정기간(2년)동안 세금을 감면해주고 세무조사에서도 제외해주는 조치도 기업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지원책들이다.
근로자 세부담 완화에도 신경을 썼다. 근로자들의 표준공제액을 100만원으로 올리고(현행 60만원), 퇴직연금제 도입에 따른 과세우대제도 신설, 근로자 자비부담 직업훈련비용 전액 소득공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지난해 근로자 세부담을 크게 완화해 준 것과 달리 이번 세법 개정안은 다소 완화폭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역모기론 상품활성화를 위한 장기저당담보주택에 대한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를 부여한 것, 5·18민주화운동 부상자,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등도 가입한도 3000만원인 생계형 세금우대저축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조치도 눈에 띄는 세제 개편안들이다.
■ 정치권 세제 개편안에 '빛 바랜' 정부 개편안
30일 그동안 감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해 온 열린우리당이 그간의 입장을 바꿔 '귀를 확 트이게' 할 만한 감세안을 내놓아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과의 치열한 '감세경쟁'을 벌일 태세다.
특히 열린우리당이 30일 밝힌 감세안은 근로소득세율 1%인하(현행 9%, 18%, 27%, 36%→8%, 17%, 26%, 35%), 10%·15%씩 적용되는 이자, 배당소득 원천세율 1%인하, 중소기업 특별세 감세폭 2배 확대, 유류교통세 인하 등 '굵직 굵직' 것이 많다.
이에 앞서 발표된 한나라당의 감세안은 이보다 한 발짝 더 앞서간 형국이다. 소득세율을 향후 2∼3년에 걸쳐 3% 낮추는 한편 소득세 과세표준도 최고 30%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치성 제품의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고 자동차 특별소비세에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한 가장 큰 세원 중 하나인 법인세 부분을 건드린 것도 눈에 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법인세 인하를 올해 1월부터 소급적용하고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추가로 인하해 중소기업은 8%, 대기업은 12%로 각각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것.
결과적으로 여·야가 쏟아낸 '무지막지한' 감세정책이 납세자의 입장에서 더 관심이 끌린다는 면에서 정부의 이번 세법 개정안은 다소 빛이 바랜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정치권 양대 진영이 내놓은 감세정책은 정부로서는 '손 대기 어려울 만큼' 막대한 세수감소를 초래하는 것들이어서 입법부를 설득해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경제여건에 치여 희미해진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을 모토로 잡았다. 과세대상을 넓히는 대신 세율을 낮게 잡아 조세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는 복안이었던 것.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걸쳐 정부가 내놓은 각종 세제정책들의 면면을 볼 때 정부가 세운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원칙이 다소 희미해진 인상이 짙다. 지난해 경우 '총선'으로 인해 폐지를 추진했던 각종 감면조항들이 명맥을 이어나가고 뜻하지도 않았던 감면제도들이 생겨나 세법이 '누더기'처럼 되는 결과를 낳았었다.
원인이야 다르지만 올해 상반기를 통해 정부가 내놓은 세제 정책도 마찬가지다. 경기를 부양한다는 명분아래 또 다른 감면제도(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 고용창출형 창업기업 세금감면)들이 신설되고 또 기존에 운용 중이던 제도의 혜택범위를 늘리는 등의 조치가 취해진 것.
세원은 한 뼘도 늘리지 못한 채 세율만 하향 조정하거나 감면폭을 늘려주는 방향의 세제 개편이 주류를 이루면서 정부가 세웠던 원칙이 다소 무색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가 정부의 '원칙고수' 에 장애물이 된 셈이다.
그러나 면세금지금 거래, 종교·학술단체 등 기부금 소득공제 제도 및 금융기관 근로자 연말정산 관련 자료보관·제출 의무화 등 그동안 '탈세의 온상' 이라고 인식되던 부분들에 대한 관리강화 방안을 내놓은 것은 정부가 눈에 확 띄지 않는 세세한 부분에서의 '세원 확보'를 노린 조치들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