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폭동 가담자들, 불 붙은 종이 던져 방화 시도

경찰 조롱하고 얼굴 가격하기도

지난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당시 법원에 난입한 사람들이 라이터 기름으로 종이에 불을 붙여 법원에 던지는 등 방화를 시도한 구체적인 정황이 공개됐다.

20일 KBS 뉴스에 따르면 검찰 공소장에는 서부지법 폭동 가담자 63명이 지난달 18일 저녁부터 19일 새벽 사이 법원에 침입하고 경찰 공무 집행을 방해한 과정이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검찰 공소장은 KBS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것이다.

KBS가 보도한 공소장에 의하면 한 피고인은 지난달 19일 새벽 3시 46분쯤 서부지법 옆 편의점에서 라이터 기름 두 통을 사서 법원 본관 건물과 신관 건물 사이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법원 본관 건물에는 당직 근무 중이던 공무원들이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라이터 기름 한 통의 구멍을 뚫어 다른 사람에게 건네주고, 본관 건물쪽 1층 깨진 창문을 통해 건물 안쪽으로 기름을 뿌리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피고인은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여 깨진 창문으로 던졌지만, 불이 기름으로 옮겨 붙지 않으면서 큰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폭동 가담자들이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하는 경찰관에게 막말을 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 피고인은 지난달 19일 새벽 5시 50분쯤 법원 후문 앞 공터에서 경찰관에게 "야, 너희들은 개야,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무는 개"라고 말하는 등 조롱하고, 질서 유지 업무를 하던 경찰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공소장에서 다른 가담자들이 벽돌과 페트병 등을 법원에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거나 당직실에 있던 전자레인지를 들고 나와 법원 출입문을 향해 던진 것, 경찰관을 향해 물병을 던진 것, 소화기로 법원 유리문을 내리친 것 등 당시 구체적인 상황들을 적시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0일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연루된 6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